나의 이야기 576

여주 여강길(4코스 5일 장터길)

여주 여강길(4코스 5일 장터길) (2021년 3월 6일, 신륵사∼세종대왕릉역) 瓦也 정유순 여주를 대표하는 사찰이 단연 신륵사다. 여주 시내에서 여주대교를 건너면 낮고 부드러운 곡선의 봉미산(鳳尾山)이 누워있고, 이 산 남쪽 기슭에는 신륵사가 자리 잡고 있으며, 신륵사 주변으로는 가 조성되었다. 뒤로는 숲이 우거지고 왼쪽 곁으로는 안벽(岸壁)이, 마당 앞으론 여강(驪江)이 유유히 흐르는 절경이다. 여강길 4코스 5일 장터길 출발점은 신륵사 일주문 앞이다. 신륵사(神勒寺)는 신라 진평왕(眞平王) 때 원효(元曉)가 창건했다는 설이 있다. 고려 말인 1376년(우왕 2) 나옹(懶翁) 혜근(惠勤)이 머물렀던 곳으로 유명한데, 200여 칸에 달하는 대찰이었다고 하며, 1472년(조선 성종 3)에는 영릉원찰(英陵..

나의 이야기 2021.03.09

대관령 춘설(春雪)

대관령 춘설(春雪) 2021년 3월 3일 눈 내린 봄날 강화도 마니산가려고 길을 나섰다가 갑자기 발길을 대관령으로 바꾸어 물기 머금은 대관령 춘설(春雪)에 봄바람 가득 안고 왔습니다. 남당 한원진 선생의 시 새나 다닐 험한 길은 하늘에 걸렸고 ​(鳥道眩天去 조도현천거) 이 길을 가는 나도 반절은 공중을 걷고 있네 ​(我行在半空 아행재반공) 연이은 산들에는 눈이 내려 흰빛이고 ​(山連雲岳白 산연운악백) 물을 붉은 해에 씻기여 붉게 비친다 ​(水湯火輪紅 수탕화륜홍) 훤히 트인 바다는 아득히 천리에 뻗었고 ​(關海千里遠 관해천리원) 구름은 한눈에 시원히 트였구나 ​(雲煙一望通 운연일망통) 평생에 품었든 온갖 뜻이 ​(平生四方志 평생사방지) 오늘에야 긴 바람을 타는 구나 ​(今日駕長風 금일가장풍) 남당 한원진(..

나의 이야기 2021.03.05

여주 여강길(3코스 바위늪구비길)

여주 여강길(3코스 바위늪구비길) (2021년 2월 27일, 강천마을∼신륵사) 瓦也 정유순 새벽잠을 설치고 시간 절약을 위해 여주역에서 택시로 출발지로 이동했으나 택시 기사의 착오로 출발 스템프를 하지 못하고 첫걸음이 꼬인 채로 강둑을 따라 아침을 조망하며 숨을 고른다. 오늘의 여정은 강천마을회관 앞에서 신륵사까지 가는 길이다. 경기도 여주시 동부에 있는 강천면은 원래 강원도 원주군에 속한 땅이었으나, 1895년(고종 32) 여주 땅에 편입되었다. ‘강천(康川)’이라는 지명은 섬강(蟾江)과 남한강의 합류하는 교통의 중심지로서 모든 배가 편안하게 쉬어가는 곳이라는 데서 유래하였다. 강 안쪽으로 수초가 잘 발달된 굴암늪이 있고, 강 건너에 강천섬이 보인다. 강천섬은 처음부터 존재한 섬이 아니다. 남한강 물이..

나의 이야기 2021.03.01

여주 여강길(1코스 옛나루터길)

여주 여강길(1코스 옛나루터길) (2021년 2월 13일, 여주역∼도리마을) 瓦也 정유순 입춘(立春)이 지난 지 열흘. 남에서 다리 건너온다는 봄소식이라도 들을까 봐 두 귀 쫑긋 세우고 여주 여강길로 이른 봄 마중길에 나선다. 새벽길 나선 발걸음은 전철 신분당선 판교역에서 경강선으로 갈아타고 여주역으로 마음부터 달려간다. 지금의 여주역(驪州驛)은 경기도 여주시 교동에 있는 수도권 전철 경강선의 전철역이다. 원래 여주역은 1931년 수원∼여주 간 협괘(狹軌) 철로가 개통되면서 기차역이 있었으나 1972년 수려선(水驪線)이 폐지되면서 역사(驛舍) 자리에는 여주시민회관 건물이 들어섰다. 여주시는 경기도 남동단(南東端)에 위치한 곳으로 2013년 9월 23일 군에서 여주시로 승격되었다. 동쪽은 강원도 원주시와 ..

나의 이야기 2021.02.16

설 명절

설 명절 瓦也 정유순 “까치까치 설 날은 어저께고요/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섣달 그믐날은 까치설날이리고 하여, 어린아이들은 미리 설빔으로 갈아입고, 어른들은 서로 찾아보고 인사하는데, 이것을 과세(過歲) 또는 ‘묵은세배’라고도 한다. 아마도 정초에 바쁘기 때문에 미리 세배(歲拜)를 하는 풍속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밤에 눈이 오면 풍년이 든다고 한다. 설은 음력 정월 초하룻날로 한 해의 첫날 전후에 치루는 의례와 놀이 등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설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 첫 아침을 맞는 명절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새로운 기분과 기대를 갖고 명절을 맞았다. 한편 그믐날 밤에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고 하여 밤을 새우는데, 이를 수세(守歲)한다고 한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의하면 조..

나의 이야기 2021.02.06

윷놀이

윷놀이 瓦也 정유순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선택의 기로(岐路)에 섰을 때 ‘모 아니면 도’라고 하며 과감하게 결정을 내린다. 이는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결과가 매우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으나 기왕이면 좋을 것이라는데 기대를 걸고 내리는 결정이다. 그러면 ‘모와 도’는 무슨 뜻일까? 설날부터 정월 대보름 사이에 우리나라 방방곡곡에서 남녀노소가 즐기던 윷놀이에서 비롯된 말이다. 윷놀이에는 우선 윷과 윷판이 있다. 윷놀이는 곧고 둥근 막대기를 둘로 갈라서 만든 4개의 윷으로 한다. 윷가락은 엎어지거나 젖혀지는 두 가지의 가능성을 가지므로 4가락을 종합하면 5가지의 경우가 생긴다. 셋이 엎어지고 하나가 젖혀질 때 이며 한 칸, 둘이 엎어지고 둘이 젖혀질 때 이며 두 칸, 하나가 엎어지고 셋이 젖혀질 때..

나의 이야기 2021.01.26

수원화성과 화성행궁(4. 完)

수원화성과 화성행궁(4. 完) (2020년 11월 11일) 瓦也 정유순 화령전(華寧殿)은 1801년(순조 원년) 정조대왕의 뜻을 받들어 화성행궁 옆에 세운 건물로 정조의 초상화를 모셔놓은 영전(影殿)이다. 영전은 보통 제사를 지내기 위해 신위를 모신 사당과는 구별되며, 선왕의 초상화를 모셔놓고 살아 있을 때와 같이 추모하던 곳이다. 화성에서 자와『시경』의 ‘돌아가 부모에게 문안하리라[歸寧父母]’라는 구절에서 자를 따서 명명하였다. 사적 제115호로 지정된 화령전은 정조의 초상화를 모셔놓은 정전(正殿)인 운한각을 중심으로 이안청, 재실, 전사청, 향대청, 제기고, 외삼문, 내삼문, 중협문이 있었는데, 이중 남쪽에 있었던 향대청과 제기고는 없어졌다. 운한각 중앙에는 정조 어진을 모신 합자(閤子)를 두고, 좌..

나의 이야기 2021.01.03

수원화성과 화성행궁(3)

수원화성과 화성행궁(3) (2020년 11월 11일) 瓦也 정유순 팔달문에서 정조로(正祖路)를 따라 장안문 쪽으로 걸어가면 화성행궁이 있다. 화성행궁은 임금님의 행차 시 거처하던 임시 궁궐로 모두 576칸이나 되는 국내 최대의 규모로서, 아름다움과 웅장함이 깃들어 있다. 정조는 1789년 10월,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을 현륭원으로 옮긴 이후 1800년(정조 24년) 1월까지 12년간 13차례에 걸쳐 수원 행차를 하였고, 이때마다 화성행궁에 머물렀다. 팔달산(八達山) 동쪽 기슭에 건립된 화성행궁은 수원 화성의 부속 건물는 화성 유수(留守)가 집무(執務)하는 관청으로도 활용되었다. 당시에는 봉수당(奉壽堂)과 경룡관(景龍館)·복내당(福內堂)·유여택(維與宅)·노래당(老來堂)·신풍루(新豊樓)·남북군영·강무당(講..

나의 이야기 2021.01.02

수원화성과 화성행궁(2)

수원화성과 화성행궁(2) (2020년 11월 11일) 瓦也 정유순 장안문(長安門)은 화성의 정문이며 북문(北門)으로 건립된 중층누문(重層樓門)이다. 하나의 홍예문(虹霓門) 위에 2층 누각을 올리고, 바깥쪽으로 원형 옹성(甕城)을 갖추었다. 홍예 위로 4개의 누조(漏槽)를 설치하고, 성벽 위에는 안팎에 총구(銃口)를 갖춘 여장(女墻)을 쌓았다. 홍예 위에는 오성지(五星池)를 만들었는데 이것은 5개의 구멍을 갖춘 큰 물통으로, 적이 성문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문 좌우로 성벽이 이어지고 북쪽을 상징하는 흑기(黑旗)가 꽂혀있다. 이 문은 조선 시대의 일반적인 성문 형태를 취하였고, 규모나 구조는 조선 초기에 세워진 서울 숭례문(崇禮門)과 매우 비슷하며 당당한 외관을 갖추고 있다. 숭례문보다 좀 더..

나의 이야기 2021.01.02

수원화성과 화성행궁(1)

수원화성과 화성행궁(1) (2020년 11월 11일) 瓦也 정유순 오늘은 가을 기운이 완연하다. 비교적 가까이 살면서도 차일피일 미루다 가지 못한 사적 제3호로 지정된 수원화성(水原華城)을 둘러보기 위해 수원역으로 향한다. 수원역 8번 출구로 나와 경기도청 오거리를 지나 효원정(孝園亭)에서 숨을 고르고 도로를 따라 성곽으로 접근한다. 효원정 앞의 V자 원목에 새긴 장승의 모습은 옛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표정 그대로다. 화성은 경기도 수원에 있는 조선 시대의 성곽이다. 처음부터 계획하여 거주지로서의 읍성과 방어용 산성을 합하여 1794년(정조18) 2월에 시작하여 2년 6개월 만에 성곽도시로 만들었다. 전통적인 축성 기법에 과학적 기술을 활용하였으며, 이전의 성곽에 흔치 않았던 다양한 방어용 시설을 많이..

나의 이야기 2021.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