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576

아이들은 부모의 뒤를 보고 자란다

아이들은 부모의 뒤를 보고 자란다 瓦也 정유순 “네 아버지 이름이 뭐냐?”“네 아버지 무얼 하시냐?” 나 어렸을 때 마을을 지나가다가 어른을 보고 인사를 소홀히 했거나 그릇된 일로 들키면 의당 어른들은 특히 첫 질문으로 아버지 이름이나 직업을 물어보신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혹시 아버지 귀에 들어갈까 전전긍긍하며 말끝을 흐리거나 줄행랑 놓기가 일쑤였다. 그 당시에는 잘못은 내가 했는데 왜 아버지 이름을 물어볼까? 하고 의아해했다. 혹시 나의 잘못된 행실을 집에서 알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집으로 들어가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 내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때에는 시골아이들이 뛰어놀만한 시설이 거의 없어 눈 앞에 펼쳐지는 자연이 놀이터였고, 그 산천에 꽃이 피고 열매가 익으면 거의 우리 것이..

나의 이야기 2020.10.16

신흥무관학교 교가 해설

신흥무관학교 교가 해설 瓦也 정유순 서북으로 흑룡태원 남의 영절의/여러 만만 헌원자손 업어기르고 동해섬 중 어린 것들 품에다 품어/젖먹여 기른 이 뉘뇨 우리 우리 배달나라의/우리 우리 조상들이라 그네 가슴 끓는 피가 우리 핏줄에/좔좔좔 결치며 돈다 장백산 밑 비단 같은 만리낙원은/반만년래 피로 지킨 옛집이어늘 남의 자식 놀이터로 내어 맡기고/종설움 받는 이 뉘뇨 우리 우리 배달나라의/우리 우리 자손들이라 가슴치고 눈물 뿌려 통곡하여라/지옥의 쇳문이 온다 칼춤추고 말을 달려 몸을 단련코/새론 지식 높은 인격 정신을 길러 썩어지는 우리 민족 이끌어 내어/새 나라 세울 이 뉘뇨 우리 우리 배달나라의/우리 우리 청년들이라 두 팔 들고 고함쳐서 노래하여라/자유의 깃발이 떴다...

나의 이야기 2020.10.07

걷는다는 것

걷는다는 것 瓦也 정유순 걷는다는 것. 세상에 태어나서 두 발로 일어서고 걷는 것은 맨 먼저 배우는 생존수단이다. 네발로 기다가 두 발로 서서 걸으면서 세상의 이치를 터득하고, 더 넓은 바깥세상을 바라보면서 내가 둥지를 틀고 살아가야 할 곳을 찾아 안주하며 평생을 걸으며 생활한다. 그래서 걷고 있다는 것은 살아 있음을 확실히 증명하는 수단이다. 나의 성장 시기는 한국전쟁을 전후하여 경제적 사회적으로 매우 혼란스럽고 어려운 시기였다. 지금처럼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녔다. 마을에는 어린이를 위한 놀이시설이 따로 없어 논두렁 밭두렁을 지나 야산이 놀이터였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북서풍을 가슴에 안고 시오리 떨어진 학교를 걸어 다녀야 했는데, 책가방 가운데에 넣은 도시락은 겨울에는 꽁..

나의 이야기 2020.09.29

세계 유일의 부부 봉 진안 마이산

세계 유일의 부부 봉 진안 마이산 (2020년 8월 15일) 瓦也 정유순 진안고원의 마이산을 가려고 새벽길 나서는데, 장맛비는 마지막 기승을 부리는지 우산으로 막기가 힘들 지경이다. 그러나 버스를 타고 수도권을 벗어나자 햇살은 구름사이로 얼굴을 내민다. 빗방울 차창 두드리는 소리에 토막잠이 오락가락 한다. 경부고속도로와 천안∼논산 간 고속도로를 지나 익산분기점에서 익산∼장수 간 고속도로로 접어들어 진안 나들목으로 나와 마이산 남부주차장에 도착한다. 오는 길이 막혀 예정시간보다 1시간가량 늦었다. 여장(旅裝)을 다시 꾸리고 마이산 고금당(古金塘)골로 들어선다. 입구 길목에는 듬직한 몸매와 넉넉한 웃음으로 세상을 포용하는 포대화상이 포근함을 안겨준다. 포대(布袋)는 당나라 말기부터 오대십국 시대까지 명주(현..

나의 이야기 2020.08.19

가깝고도 먼 길-천장산과 의릉(懿陵)

가깝고도 먼 길-천장산과 의릉(懿陵) (2020년 8월 8일) 瓦也 정유순 천장산(天藏山), 해발 140m의 낮은 산이지만 ‘하늘이 숨겨놓은 곳’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동대문구 회기동·청량리동과 성북구 월곡동·석관동에 걸쳐 있는 산으로 불교사찰의 입지 유형 가운데 가장 빼어난 명당 터다. 천장산 연화사의 삼성각 상량문(上梁文)에는 ‘진여불보(眞如佛寶)의 청정법신(淸淨法身)이 시방삼세(十方三世)에 두루하지만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는 뜻에서 청장산이라 하였다고 전해진다. 조선 시대에 이러한 연유로 천장산 일대는 조선 왕가의 능지(陵地)로 조성되었다. 경종과 계비 선의왕후 무덤인 의릉(懿陵)이 북동쪽에 있고 을미사변(乙未事變)으로 시해된 명성황후의 묘가 1919년 1월 21일 고종의 승하로 남양주 ..

나의 이야기 2020.08.19

가깝고도 먼 길-봉은사(奉恩寺)

가깝고도 먼 길-봉은사(奉恩寺) (2020년 8월 8일) 瓦也 정유순 1983년 5월 5일. 어린이날이라 아이들과 함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사찰 봉은사에 와본 적이 있다. 경내를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강원도 춘천에 중국 민항기가 불시착했다는 급보가 날아온다. 그리고 30여 년이 훌쩍 지난 어느 날 봉은사의 예쁜 홍매(紅梅)를 보려고 찾아 왔으나 꽃망울 몇 송이만 세어 보다 돌아갔고, 오늘은 장맛비가 계속되는 궂은 날씨에 선정릉을 둘러보고 원찰(願刹)이었던 봉은사에 갑자기 찾아와 한 바퀴 둘러 본다. 봉은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 본사 조계사의 말사이다. 이 절은 신라 원성왕 10년(794년)에 연회국사(緣會國師)가 창건하여 견성사(見性寺)라 하였다고 전해지고, 고려 시대의 사적은 전해지지 않고 있..

나의 이야기 2020.08.11

가깝고도 먼 길-선정릉(宣靖陵)

가깝고도 먼 길-선정릉(宣靖陵) (2020년 8월 8일) 瓦也 정유순 장맛비가 계속되는 날씨에 가까이 있으면서도 아주 먼 길처럼 잘 가지지 않는 선정릉(宣靖陵)을 가기 위해 선릉역을 향해 아침부터 바삐 발품을 판다. 선릉역은 1982년 12월에 지하철 2호선 개통과 함께 영업을 개시하였고, 2003년 9월 분당선 개통과 함께 환승역이 되었다. 당시에는 경기도 광주(廣州) 땅으로 도성에서 멀리 떨어진 한적한 곳이었지만, 지금은 서울 강남 도심의 중심부이고, 울창한 숲이 도심의 허파 역할을 한다. 빌딩 숲속에 자리한 선정릉은 조선의 9대 임금인 성종과 제2계비인 정현왕후의 능인 선릉(宣陵)과 아들 11대 임금인 중종(中宗, 1488∼1544)의 능인 정릉(靖陵)이 있어 선정릉이라고 하며, 또한 3개의 능(陵..

나의 이야기 2020.08.11

금산 성치산과 십이폭포

금산 성치산과 십이폭포 (2020년 8월 1일) 瓦也 정유순 충청남도 금산군! 전라북도 장수군 뜬봉샘에서 금강(錦江)이 발원하여 북으로 솟구쳐 산을 휘감아 비단 자락이 굽이치는 땅 금산(錦山). 1963년 행정구역 개편 전에는 전라북도 동북지역의 무주·장수·진안을 아우르는 중심지였으나, 충청남도로 편입되면서 현재에 이른다. 1940년 읍(邑)으로 승격한 금산은 지금도 읍 그대로다. 장마가 계속되는 날. 지금까지도 대한민국 인삼 주생산지로 유명한 충청남도 금산군에 있는 성치산을 가기 위해 남이면 구석리 모치마을 앞에서 하차하여 봉황천을 건넌다. 오늘의 일정은 모치마을에서 시작하여 십이폭포 계곡을 지나 성치산 성봉과 신동봉에 올랐다가 다시 십이폭포 계곡을 거쳐 모치마을로 원점 회귀하는 코스다. 남이면(南二面..

나의 이야기 2020.08.05

충주 종댕이길과 활옥광산

충주 종댕이길과 활옥동굴 (2020년 7월 25일) 瓦也 정유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충주호를 끼고 오밀조밀 오르내리는 오솔길 같은 종댕이길! 충주호 주변으로 2013년 10월에 조성된 종댕이길을 찾아가기 위해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중에 길을 나섰다. 다행히 몇 방울 호랑이 장가가는 날처럼 떨어져 비 걱정은 덜었고, 가는 길목인 충주시 목벌동에 있다는‘활옥(滑玉)동굴’을 먼저 찾아가 본다. 이 동굴은 활석 등을 채굴하다 폐광된 것을 2019년 7월에 새로 단장하여 개방한 곳이다. 지금은 20년 전 광산을 인수한 영우자원이 운영한다. 1900년에 처음 발견된 활석광산은 1912년 일제가 채굴권을 수탈하여 일본인에게 돌아갔고, 1919년부터 본격적으로 활석·백옥·백운석 등 광산개발을 하였다. 해방 후에는 이..

나의 이야기 2020.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