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길 - 융·건릉과 용주사(1) (2021년 5월 13일) 瓦也 정유순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嗚呼, 寡人思悼之子也)!” 이 말은 1776년 25세의 나이로 조선 제22대 왕으로 등극하면서 정조(正祖, 1752∼1800)가 천명한 말이다. 아버지 사도세자가 폐서인이 되어 영조의 큰 아들로 10세에 병사한 효장(孝章)세자의 양자로 입적하여 이어 받은 왕위였다. 당시 상황으로는 노론 일색의 신하들에게 내리는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다. 정조는 사도세자를 장헌세자(莊獻世子)로 추존하고 양주군 배봉산(지금의 동대문구 휘경동) 기슭에 방치되어 있던 수은묘(垂恩墓)를 영우원(永祐園)으로 승격했고, 1789년 수원화성으로 이장하면서 현륭원(顯隆園)으로 바꿨다. 현륭원이란 이름은 ‘낳아주고 길러주신 아버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