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576

가깝고도 먼 길 - 융·건릉과 용주사(1)

가깝고도 먼 길 - 융·건릉과 용주사(1) (2021년 5월 13일) 瓦也 정유순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嗚呼, 寡人思悼之子也)!” 이 말은 1776년 25세의 나이로 조선 제22대 왕으로 등극하면서 정조(正祖, 1752∼1800)가 천명한 말이다. 아버지 사도세자가 폐서인이 되어 영조의 큰 아들로 10세에 병사한 효장(孝章)세자의 양자로 입적하여 이어 받은 왕위였다. 당시 상황으로는 노론 일색의 신하들에게 내리는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다. 정조는 사도세자를 장헌세자(莊獻世子)로 추존하고 양주군 배봉산(지금의 동대문구 휘경동) 기슭에 방치되어 있던 수은묘(垂恩墓)를 영우원(永祐園)으로 승격했고, 1789년 수원화성으로 이장하면서 현륭원(顯隆園)으로 바꿨다. 현륭원이란 이름은 ‘낳아주고 길러주신 아버지에게..

나의 이야기 2021.06.05

양평 지여우길

양평 지여우길 (2021년 6월 1일) 瓦也 정유순 양평 지여우길! 용문산을 지붕 삼아 천혜의 자연 속에 환경생태계가 옛날처럼 복원되어 여우들이 나타나 여우길이라도 생겨난 것일까? 그러나 여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아니고 지금, 여기, 우리 숲길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참으로 정겨운 단어다. 기왕에 지여우길을 용문산 자락에 만들어 놓았으니 여우를 포함한 많은 동식물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생태적으로 건강한 용문산이 되었으면 한다. 옛 이름이 미지산(彌智山)인 용문산(龍門山, 1157m)은 산세(山勢)가 웅대하여 동서 8km, 남북 5km에 걸치고, 용문산을 주봉으로 하여 동북동 5.5km의 도일봉(道一峰, 864m), 동쪽 4.5km의 중원산(中元山, 800m), 남서 3.5km의 백운봉(白雲峰) 등 지봉(..

나의 이야기 2021.06.03

여주 여강길(10-1코스, 싸리산길)

여주 여강길(10-1코스, 싸리산길) (2021년 5월 29일, 싸리산주차장∼하림리입구) 瓦也 정유순 여주 여강길 11개 코스 중 오늘은 그 마지막 코스인 10-1코스인 ‘싸리산길’을 가기 위해 여주시 현암동(俔岩洞)에 위치한 싸리산 입구인 주차장에서 여장을 다시 꾸린다. 싸리산은 여주 도자(陶瓷)의 원료가 되는 백토(白土)가 이 산에서 나오고, 백토는 도자공들의 생계가 되기 때문에 이를 쌀로 비유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또 다른 이야기는 과거 오학동 주민들의 주 난방연료였던 싸리나무가 많아 싸리산이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백토는 백선토(白善土) 또는 백악(白惡)이라고도 하며 백색의 점토로 도자기를 만드는데 쓰는 흙으로 주원료는 카올리나이트(kaolinite)이다. 카올리나이트라는 이름은 중국의 유명한..

나의 이야기 2021.05.31

파주 임진강변 생태탐방로 둘러보기

파주 임진강변 생태탐방로 둘러보기 (임진각∼율곡습지공원, 2021년 5월 20일) 瓦也 정유순 오늘은 . 빗방울이 간간이 허공을 맴돌며 얼굴을 스친다. 새벽잠 눈비비고 아침을 달려 경의중앙선 문산역(文山驛)에 도착, 다시 택시로 이동하여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오늘 일정을 시작한다. 1972년에 실향민들을 위해 세워진 임진각 앞에 있는 망배단(望拜壇)은 추석이나 설 명절 등에 고향을 향해 제사를 지내는 추모제단으로 1986년에 건립되었으며 망향의 상념을 달래는 장소다. 시간이 일러 망배단 뒤편의 ‘자유의 다리’ 아래에 있는 통일연못을 먼저 둘러본다. 사전에 경기관관공사에 예약하여 출입 허가를 받고 인원 점검이 끝나면 해설하시는 분의 안내를 받으며 굳게 닫혔던 철조망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철조망 입구에는..

나의 이야기 2021.05.23

여주 여강길(10코스 천년도자길)

여주 여강길(10코스 천년도자길) (2021년 5월 15일, 천남공원∼여주시종합관광안내소) 瓦也 정유순 천남공원 입구에서 10코스 천년도자길 걷기 시작 스템프를 확인하고 출발한다. 천남공원은 가족 단위 피크닉 및 여가 공간으로 산책로, 물억새군락지, 야생초화원 등이 자리하고 있으며, 공도교와 연결 되는 세종광장에는 야외무대와 잔디 광장, 자연형어도(魚道) 및 관찰대 등이 조성 되어 있다. 세종동산 정상 세종루(世宗樓)에서 내려다보는 남한강의 정취는 일품이다. 이미 논에는 모내기가 끝났고, 천남리마을은 궂은 날씨에 인적이 끊긴 것 같이 너무 조용하다. 천남2리 마을을 지나 얕은 고개를 넘어 싸리산으로 들어선다. 싸리산(192m)은 여주시 오학동 현암리와 대신면 천남리에 걸쳐있는 산으로 마당바위에서 쌀이 나..

나의 이야기 2021.05.19

여주 여강길(9코스 너른들길)

여주 여강길(9코스 너른들길) (2021년 5월 15일, 당남리섬입구∼천남공원) 瓦也 정유순 새벽에 길을 나서는데 오늘 하루 종일 비소식이다. 판교역에서 07시 경강선 첫 차인 여주행 열차에 올라 잠시 눈을 부쳐본다. 여주역에서 여주 여강길 9코스 너른들길 출발지인 당남섬 입구까지 가는 대중교통을 수소문해보니 여의치가 않다. 별수 없이 택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물기를 가득 머금은 검은 구름이 하늘을 가렸지만 그 사이로 비치는 햇살은 한줄기 빛이다. 너른들길 시작점인 당남리섬 입구에는 이팝나무가 5월의 꽃답게 흰쌀밥을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았다. 꽃이 활짝 피면 흰쌀밥(이밥)을 담아 놓은 것같이 보여 이밥나무라 한 것이 이팝나무로 변했다는 설과, 입하(立夏)절에 꽃이 피기 때문에 입하목이라고 하다가 이..

나의 이야기 2021.05.17

여주 여강길(8코스 파사성길)

여주 여강길(8코스 파사성길) (2021년 5월 1일, 당남리섬입구∼당남리섬입구) 瓦也 정유순 이포보를 건너면 여주시 대신면 천서리다. 천서리(川西里)는 원래 대송면 지역인데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신래천(神來川) 서쪽에 위치한 마을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천서리 마을은 파사성 오르기 전 마을로 오래전부터 막국수로 유명한 지역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주변에 사대강 개발과 함께 이포보를 비롯 캠핑장 등이 들어서서 외지 관광객이 많이 몰린다. 그래서 시골마을임에도 주말에는 교통량이 상당히 많은 곳으로 바뀌었다. 천서리 막국수는 천서리 마을의 대표적 음식으로 꿩고기 끓인 물과 동치미국물을 차례로 섞어 만든 냉육수가 특징이다. 메밀은 경기도나 강원도 산간 지방에서 많이 재배되는 식품으로 예부터 영양이 좋..

나의 이야기 2021.05.04

여주 여강길(7코스 부처울습지길)

여주 여강길(7코스 부처울습지길) (2021년 5월 1일, 상백2리마을회관∼당남리섬입구) 瓦也 정유순 부처울습지길은 상백2리 마을회관에서 당남리섬입구까지 걷는 길이다. 봄의 불청객 미세먼지를 씻어 내기라도 하듯 봄비는 대지를 촉촉이 적시며 내린다. 상백2리 마을회관 앞을 출발하여 강변으로 접어든다. 조선 초 학자인 김수온(金守溫, 1410∼1481)은 그가 지은 에 “여주는 국도(國道)의 상류지역에 있다”고 했는데, 국도는 바로 충청도 충주에서부터 서울에 이르는 한강의 뱃길을 말한다. 신작로나 철길이 뚫리기 전까지는 경상도와 강원도, 충청도의 물산들이 한강의 뱃길을 타고 서울에 닿았으므로 한강 뱃길을 ‘나라의 길’로 불렀던 것이다. 정선 아우라지에서 띄운 뗏목이 물이 많은 장마철이면 서울에서 사흘이면 도..

나의 이야기 2021.05.03

가깝고도 먼 길 - 길상사(吉祥寺)

가깝고도 먼 길 - 길상사(吉祥寺) (2021년 4월 21일) 瓦也 정유순 서울 성북동 소재 길상사! 도심 안에 청정한 공간으로 자리 잡은 사찰이 하나 있다. 삼청각, 청운각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고급요정으로 꼽혔던 대원각(大苑閣)의 주인 김영한(법명 길상화)이 법정 스님의 무소유 철학에 감화를 받아 조계종 송광사의 말사로 시주하면서 아름다운 사찰로 거듭나게 되었다. 1995년 6월 13일 대한불교 조계종 ‘대법사’로 등록하였으며 1997년에 길상사로 사찰명을 바꾸어 창건하였다. 사찰 내의 일부 건물은 개·보수하였으나 대부분의 건물은 대원각 시절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경내에는 극락전, 범종각, 일주문, 적묵당, 지장전, 설법전, 종무소, 관세음보살석상, 길상화불자공덕비 등이 배치되어 있다. 사찰의 본전..

나의 이야기 2021.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