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여강길(8코스 파사성길)
(2021년 5월 1일, 당남리섬입구∼당남리섬입구)
瓦也 정유순
이포보를 건너면 여주시 대신면 천서리다. 천서리(川西里)는 원래 대송면 지역인데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신래천(神來川) 서쪽에 위치한 마을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천서리 마을은 파사성 오르기 전 마을로 오래전부터 막국수로 유명한 지역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주변에 사대강 개발과 함께 이포보를 비롯 캠핑장 등이 들어서서 외지 관광객이 많이 몰린다. 그래서 시골마을임에도 주말에는 교통량이 상당히 많은 곳으로 바뀌었다.
<천서리 사거리>
천서리 막국수는 천서리 마을의 대표적 음식으로 꿩고기 끓인 물과 동치미국물을 차례로 섞어 만든 냉육수가 특징이다. 메밀은 경기도나 강원도 산간 지방에서 많이 재배되는 식품으로 예부터 영양이 좋은 식품으로 알려졌다. 산후 음식으로 미역국보다 메밀국수를 먼저 먹기도 하였다. 최근에 주변 이포보, 당남리 꽃밭이 각광을 받으며 더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막국수의 진가도 더욱 높아지고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천서리 물막국수>
막국수 곱빼기 한 그릇을 맞바람에 게눈 감추듯이 해치우고 파사성길 출발을 위해 당남리섬 입구로 이동한다. 당남리섬은 여주시 대신면 천서리에 위치한 남한강의 섬이다. 인근에 이포보가 위치해 있으며 섬 북단 위로 이포대교가 지나간다. 여주시에서는 메밀 꽃밭과 경관 농업단지 조성을 위해 메밀꽃과 코스모스의 파종시기를 조정하여 두 꽃이 함께 핀 3만㎢ 규모의 꽃밭을 만들었고,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는 피크닉 존을 조성하였다.
<여강길 8코스 지도>
<당남리섬 입구>
당남리섬 입구를 출발하여 이포대교와 이포보전망대 앞을 지나 37호 국도를 건널 수 있는 보도전용 육교를 건넌다. 육교 입구에는 꽃핀 모양이 튀긴 좁쌀을 붙인 것처럼 보이는 조팝나무 꽃이 활짝 폈다. 조팝나무는 종류가 20여 종에 달하지만 어린순을 나물로 하고, 뿌리는 해열 등의 효능이 있어 감기로 인한 열, 신경통 등에 사용한다. 특히 아스피린 원료를 추출하는 중요한 식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와 중국 중부 등지에 분포한다.
<조팝나무>
<도보육교>
육교를 건너 주차장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산성이 있는 파사산(230.4m)으로 향한다. 파사산성(婆娑山城)은 이 산의 꼭대기에 돌로 쌓은 성이다. 거의 일직선으로 가파르게 약 20여 분 동안 올라가는 길이다. 파사산은 한강의 수상교통과 중부 내륙의 육상교통을 통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서 이포대교를 중심으로 한강의 상류와 하류의 넓은 유역이 한눈에 내려 보인다. 성의 둘레는 1,800m이고, 최대높이는 약 6.5m(낮은 곳은 1.4m)로 규모가 큰 편이며 성벽은 비교적 잘 남아 있고 일부 구간은 최근에 복원했다.
<파사성 올라 가는길>
여주시 대신면 천서리에 있는 파사산성(婆娑山城)은 신라의 파사왕(婆娑王, 80~112) 때에 축성하여 파사성(婆娑城)이라는 명칭을 갖게 되었고, 산 이름도 파사산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파사산성에 관한 문헌적인 기록은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1595년(선조 28)에 처음 보이며,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에 파사성으로 기록되어 있다.
<파사성 입구>
<파사성>
성문 입구로 들어서 성벽 위로 올라서면 이포대교와 이포보가 한눈에 들어오고, 북으로는 양평의 용문산(龍門山, 1157m)이 병풍처럼 둘러쳐진다. 파사산성 정상에 서면 동북쪽으로는 투구를 엎어 놓은 것처럼 보이는 주읍산이 보인다. 양평군 개군면에 있는 주읍산(主邑山, 해발 583m)의 원래 이름은 추읍산이었으나,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을 따라 추읍리가 주읍리로 바뀌면서 산 이름도 주읍산으로 바뀌었다. 예전에는 이 산에 오르면 주변 일곱 개의 고을이 내려 보인다고 해서 칠읍산이라고도 불렀다.
<이포보와 이포대교>
<용문산 원경>
<주읍산>
유적으로는 천서리를 면한 곳에 동문지(東門址)가 있고, 양평군 개군면 상자포리를 면한 곳에 남문지(南門址)가 남아 있다. 동문지에는 옹성문지(甕城門址)가 있고, 남문지에는 문루(門樓)를 세웠던 고주형초석(高柱形礎石) 2개와 평주초석(平柱礎石) 등이 남아 있다. 성벽을 살펴보면 초창기의 성벽과 그 뒤 여러 차례에 걸쳐 수리한 때의 성벽을 구별할 수 있다.
<파사성>
임진왜란 중에는 파사산성 수축에 대한 논의가 많이 진행되었고, 왜적을 방어하기에 좋은 곳이라 생각하였다고 한다. 조정에서도 경기도의 좌·우·중(左右中) 삼로(三路)에 있는 산성을 수축하고 경영해서 서울 방어에 계획을 세우는 것이 급무(急務)라고 판단하였고, 선조도 왜적을 방어하는 여러 방도를 전교하면서 “한강(漢江)을 사수(死守)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강을 지키지 않았다가 적이 성 아래까지 이르러, 적에게 포위당한 뒤에야 도성을 지키려고 한다면 그 계책은 잘못된 것이다.”라고 하였다.
<남한강>
유성룡은 “경기지역의 수로군(水路軍)을 모두 주사(舟師)에 소속시켜 농한기(農閑期)에 수전(水戰)을 연습시켰다가 유사시에는 그들을 거느리고 책응(策應)하게 하며, 여주(驪州)·지평(砥平) 등 먼 고을의 수군(水軍)은 제번(除番)시켜 파사성(婆娑城)에 소속되게 하여 상류(上流) 쪽을 방비하게 하는 것이 편리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비변사에서도 “파사산성(婆娑山城)은 상류의 요충지로 용진(龍津)과 더불어 서로 의지가 될 만합니다.”라고 하면서 파사산성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파사성>
파사산 정상에 서면 북쪽의 양평군 개군면 상자포리에 있는 마애여래입상(磨崖如來立像)이 희미하게 보이는데, 이 불상은 경기도유형문화재 제171호(2000년 3월 24일)로 지정되었다. 병풍바위로 불리는 거대한 암벽 남쪽 벽면 중앙에 있는 여래상(如來像)으로 선각된 불상은 아랫부분이 심하게 마모되어 전체의 모습을 알 수 없다. 원만하고 자비로운 모습이며 풍만한 상호나 당당한 어깨 등의 조각기법으로 보아 신라시대의 불상 양식을 잘 답습한 고려 중기 이전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사자포리 병풍바위>
파사산 정상에서 우측방향인 느네마을 쪽으로 가파른 내리막길을 타고 내려온다. 빗줄기는 오락가락하여 물기 젖은 길이 미끄럽지 않을까 조심스럽다. 산길을 막 벗어나면 수호사라는 조그만 절이 있다. 이 절은 대한조계종 소속으로 일반 가정집을 그대로 사찰로 사용하는 것 같다. 입구에는 ‘수호사’라는 푯말만 있으며 안내문이나 설명문 등은 찾아볼 수 없다.
<수호사 대웅전>
수호사를 지나 여주와 양평을 연결하는 제70호 지방도로를 횡단하여 신내천을 따라 느네마을로 접어든다. 신내천(神來川)은 양평군 개군면 계전리에서 발원하여 남서쪽으로 흐르다 여주시 대신면 송촌리·당남리·천서리 2개면 4개리를 흘러 남한강으로 유입되는 지방하천이다. 유역 인근의 토지 대부분은 농경지와 임야이며, 하천유역에는 200m 이하의 낮은 산들이 형성되어 있고, 하천의 경사도도 완만하다.
<신내천>
파사성 길을 걷다 보면 천서리 보호수를 지나 산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마을을 만난다. 이름이 ‘능내’라 한다. 지명 유래에 따르면, 왕의 능 밑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능내라 부르다가 느내로 바뀌고 현재 능내 혹은 느네로 병기하여 사용한다. 천서리 일대에서 왕의 능(陵) 존재와 관련한 사료는 없다. 다만 천서리 일대는 삼국시대 각축장으로 왕에 대한 지명, 설화 등이 다수 존재하는 곳이다.
<느네마을>
느네마을 뒷산으로 야자메트가 깔린 산길로 접어든다. 미 마을과 당남리섬 사이에 있는 작은 야산으로 마을 주민들이 산책로로 이용하는 길을 여강길로 새롭게 단장한 것 같다. 산길을 벗어나 37호 국도를 건너면 출발지였던 당남섬 입구가 나온다. 여주 여강길 8코스 파사성길은 강(남한강)과 산(파사산)이 어우러지고 한적한 마을(느네마을)이 모든 시름을 잊고 자연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길이었다.
<37호 국도>
* 8코스 길이 :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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