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여주 여강길(10-1코스, 싸리산길)

와야 정유순 2021. 5. 31. 00:37

여주 여강길(10-1코스, 싸리산길)

(2021 5 29, 싸리산주차장하림리입구)

瓦也 정유순

  여주 여강길 11개 코스 중 오늘은 그 마지막 코스인 10-1코스인 싸리산길을 가기 위해 여주시 현암동(俔岩洞)에 위치한 싸리산 입구인 주차장에서 여장을 다시 꾸린다. 싸리산은 여주 도자(陶瓷)의 원료가 되는 백토(白土)가 이 산에서 나오고, 백토는 도자공들의 생계가 되기 때문에 이를 쌀로 비유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또 다른 이야기는 과거 오학동 주민들의 주 난방연료였던 싸리나무가 많아 싸리산이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여강길 10-1코스 지도>

 

<여강길10-1, 싸리산길 입구>

 

  백토는 백선토(白善土) 또는 백악(白惡)이라고도 하며 백색의 점토로 도자기를 만드는데 쓰는 흙으로 주원료는 카올리나이트(kaolinite)이다. 카올리나이트라는 이름은 중국의 유명한 점토 산지인 장시성의 가오링(高嶺, Gaoling)에서 처음 백색 점토가 발견되어 이 지역 이름을 딴 것으로, 같은 성분의 점토를 소위 고령토(高嶺土, kaoline 또는 kaolin)’라고 부른다. 동의보감에는 약재로도 사용했으나 본초강목에는 백토를 오래 복용할 경우 오장이 상하고 몸이 마른다고 기록되어있다

<여강길 싸리산길>

 

<싸리산-여강길홈피에서캡쳐>

 

  여주 도자기 산업이 오학동 일대에서 발달한 이유가 바로 싸리산의 백토 때문이다. 전국체전이나 개천절 때 강화도 마니산에서 성화를 채화하듯이, 여주의 도예(陶藝)인들도 여주도자기 축제가 시작되면 맨 먼저 이곳 싸리산 백토 채굴지에서 감사의 제사를 올린다고 한다. 바로 여주 도공들이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백토를 채취한 곳이다

<여강길 싸리산길>

 

  싸리산은 고달사를 감싸고 있는 고래산과 우두산의 산줄기가 여강을 만나 우뚝 멈춘 곳이다. 주차장에서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숲 속이다. 철 이르게 활짝 폈던 붉은병꽃나무도 세월이 감에 따라 더 붉게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며 익어간다. 생태통로 갈림길에서 싸리산 정상을 향해 가다보면 고령토광산이 나온다고 되어 있는데,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인지 안내표지가 없는 것인지 확인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쳐 정상으로 다가선다

<여강길 붉은병꽃나무>

<여강길 10-1, 싸리산길 안내>

 

  싸리산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우뚝하다. 해발 196.2의 비교적 낮은 산이지만, 옛 선조들이 호연지기(浩然之氣)했던 여주팔경(驪州八景)이 한눈에 보이는 것 같다.

(1) 신륵사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가 정겨웁고<神勒暮鍾(신륵모종)>

(2) 마암 앞 강가에 고기잡이배가 밝히는 등불<馬巖漁燈(마암어등)>

(3) 강 건너 학동마을 밥 짓는 연기<鶴洞暮煙(학동모연)>와 어우러지고

(4) 제비여울 돛단배 귀항하는 모습<燕灘歸帆(연탄귀범)>

(5) 양섬에 기러기 떼 내리는 모습<洋島落雁(양도낙안)>

(6) 오학리 강변 무성한 숲이 강에 비치는 전경<八藪長林(팔수장림)>과 어울려 하나가 될 때

(7) 영릉(·寧陵)에서 두견이 우는소리<二陵杜鵑(이릉두견)>

(8) 파사성에 소나기 스치는 광경<婆娑過雨(파사과우)>이 가경(佳景)이로다

<여주의 너른들과 여강(백석리섬)>

 

<싸리산 정상>

 

  싸리산 정상은 여강길 아래쪽 코스(여주시내-이포-대신-오학-신륵사)를 전체적으로 조망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 같다. 정상에 올라보면 여주 시내로 흘러든 여강 하류는 백석리섬 일대와 여주보 주변은 짙은 녹음(綠陰)으로 덮여 있고, 그 하류는 마치 호수처럼 물이 가득 모여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아래쪽 당남리섬 일대는 호수처럼 물이 모여 풍요롭다. 싸리산 길은 여주 시내로부터 이포까지의 여강길을 조망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 같다

<싸리산에서 본 여주보>

 

  여강의 석양 노을은 아름답다고 한다. 물이 굽이굽이 흘러가는 위로 반사되는 낙조는 그 자체가 장관이다. 여주시에서 이포까지 여강길을 따라가다 보면 강 건너편으로 높게 보이는 산이 이포 쪽의 파사산과 세종대교 쪽의 싸리산이 있는데, 이 두 산의 정상에서 보는 석양의 낙조는 그윽하고, 그중 강물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는 광경에 싸리산의 정상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가히 최고라 할 만하다고 한다

<여강의 석양-여강길홈피에서캡쳐>

 

  싸리산 입구에서부터 정상을 지나 아래로 내려가는 길목에는 꽃싸리가 제철을 만났다. 그리고 산길 곳곳에 우뚝한 바위가 있어 산행 길을 즐겁게 한다. 혹시 각 바위에 대한 이야기 거리가 있는 것 같아 두리번거려도 보이질 않는다. 길을 걷다가 바위를 보는 사람마다 각자 나름대로 바위에 이름을 붙여보라는 의미인가? 그렇다면 혹시 와야(瓦也)바위로 명명(命名) 해볼까? 이름 없는 자연에 이름을 지어 주는 것도 하나의 재미를 유발하는 방법 같다

<여강길 꽃싸리>

 

<싸리산 우뚝바위>

 

  싸리산길의 끝나는 지점은 여주시 대신면 천남삼거리로, 이 삼거리가 바로 대신면 하림리입구다. 이곳에서 11개 코스 중 마지막 스템프를 하고 여주시 강변유원지길 105에 있는 여주 여강길 사무국에 들려 그동안 획득한 뱃지와 완주증을 발급 받는다

<싸리산 내려오는길>

<여주여강길 완주증서>

 

  2021 2 13 1코스인 옛나루터길을 시작하여 3개월 보름여 만에 완주하였다. 특히 주말인 토요일만 이용했기 때문에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된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냈다는 것에 스스로 만족하며 또 다른 길을 향해 찾아 나선다.(

<여주여강길 코스별 뱃지>

 

 

* 10-1코스 길이 :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