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炭素)이야기 瓦也 정유순 무덥던 여름 어느 날 제주 발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한라산을 뒤로 멀리하고 남해 바다를 건너 서해 연안을 따라 북상하다가 비행기 차창 밖으로 바라본 서울 하늘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뜨거운 햇볕이 내려 쬐는 한낮이었는데 서울 하늘은 마치 흐릿한 비닐로 덮어 놓은 거대한 온실(비닐하우스) 같았다. 비행기가 착륙을 위해 활주로를 향해 내려올 때 두꺼운 온실 벽을 뚫고 돌진하는 양 그날따라 소음(騷音)은 고막을 무섭게 때린다. 비행기에서 본 서울의 하늘은 푸른색과 노란색 그리고 붉은색이 반죽이 된 흐린 색깔로 하늘에 경계선을 그려 놓은 듯 막을 치고 있었다. 그 안은 얼마나 뜨거울까? 과연 공항 밖에 나오자마자 땀이 등줄기를 타고 내려온다. 오후임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