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576

두타산에서 속세의 번뇌를 벗고

두타산에서 속세의 번뇌를 벗고 (2022년 5월 7일) 瓦也 정유순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三和洞) 남서쪽에 있는 두타산(1357m)의 두타(頭陀)는 언뜻 듣기에는 ‘골 때리는 것’으로 이해되기도 하지만, 진짜의 뜻은‘속세의 번뇌를 버리고 불도(佛道) 수행을 닦는다.’는 불교 용어다. 동해시와 삼척시 경계에 위치하며 백두대간에서 솟아 준봉(峻峰)을 이룬다. 청옥(靑玉)이라는 약초가 많이 생산되어 산 이름이 된 청옥산(靑玉山, 1404m)과 함께 무릉계곡 등을 감싸 안으며 두타산을 이룬다. 오늘 산행은 배틀바위를 경유하여 마천루까지 돌아보고 무릉계곡으로 내려온다. 오랜만에 봄 비가 내려 운무가 앞을 가리는 은 동해시와 동부지방산림청이 무릉계곡 숲길 안전관리 및 산림보호를 위한 공통산림사업으로 조성하였다. 베..

나의 이야기 2022.05.13

가깝고도 먼 길 - 지덕사(至德祠)

가깝고도 먼 길 - 지덕사(至德祠) (2022년 5월 3일) 瓦也 정유순 서울특별시 동작구 상도동 산65-42에는 양녕대군(讓寧大君)의 위패를 모신 지덕사(至德祠)란 사당과 묘소가 있다. 지덕(至德)이란 중국 주(周)나라 때 태왕(太王)이 맏아들 태백과 둘째아들 우중을 두고, 셋째아들 계력(주문왕)에게 왕위를 물려 준데서 나온 말이다. 태백과 우중은 부왕의 뜻을 알고 형만으로 가서 은신하며 왕위를 사양했다. 훗날 공자(孔子)가 태백은 지덕, 우중은 청권이라고 칭송하였다. 이러한 고사를 바탕으로 양녕대군을 모시는 사당을 지덕사, 효령대군을 모시는 사당을 청권사(淸權祠)라 하였다. 태종(太宗)의 셋째아들인 충녕대군(忠寧大君, 1397~1450)이 왕위(세종)에 올라 태백과 우중의 고사를 떠올리며 “나의 큰형..

나의 이야기 2022.05.06

미스킴라일락

미스킴라일락 瓦也 정유순 우리나라는 1945년 해방 이후 1948년 정부 수립이 될 때까지 3년 동안 미군이 우리 정부를 대신했었다. 이때를 ‘미군정’시기라고 한다. 당시 미 군정청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엘윈. M 미더(Elwin. M. Meader)라는 사람이 북한산 백운대로 등산을 갔다가, 우리의 토종인 수수꽃다리과에 속하는 ‘정향(丁香)나무’의 꽃 향기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미국으로 돌아갈 때 이 나무의 씨를 가져가서 싹을 틔워 지금의 ‘미스킴라일락’을 개발하였다고 하는데, 그 당시 미 군정청에서 같이 근무했던 타이피스트의 이름을 따서 ‘미스킴라일락’으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 ‘미스킴라일락’은 미국과 영국 등 해외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여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불티가 나고 우리는..

나의 이야기 2022.05.03

영산강 물길 따라(첫 번째-2)

영산강 물길 따라(첫 번째-2) (관방제∼용산교, 2022년 4월 23일∼24일) 瓦也 정유순 어젯밤에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모르게 곤한 잠을 자고 눈을 뜨니 이미 동창은 밝아왔다. 다시 여장을 꾸리고 남도의 맛갈진 음식으로 조반을 한 후 오늘 일정을 담양읍 남산리 오층석탑(五層石塔)과 객사리 석당간(石幢竿)을 찾아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남산리(南山里)는 남산의 산 이름을 따서 남산리라 하였는데 그 이전에는 효자리(孝子里)라 불렀고 동정마을에는 황새목이라 불리는 곳이 있으며 조개방죽, 양샘거리라 불리는 곳도 있다. 보물(제506호)로 지정된 담양남산리오층석탑(潭陽南山里五層石塔)은 고려시대 단층기단의 5층 석조 불탑으로 높이가 7m다. 석탑의 형태는 단층 기단 위에 5층의 탑신을 형성하고, 상륜부는 모두 ..

나의 이야기 2022.05.01

영산강 물길 따라(첫 번째-1)

영산강 물길 따라(첫 번째-1) (용소∼관방제, 2022년 4월 23일∼24일) 瓦也 정유순 영산강(榮山江)의 발원지 용소(龍沼)는 담양 용추산 가마골생태공원 안에 있다. 용소계곡 위에는 출렁다리가 아침 햇살을 머금고, 연초록 녹음으로 물들어 가는 가마골 숲도 새롭게 단장을 한다. 표지석도 낯선 나그네에게는 아주 친절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용소는 폭포에서 내려오는 물방울로 작은 못을 이루어 영산강의 역사를 매일매일 새롭게 써내려간다. 이에 맞춰 오늘부터 새롭게 ‘영산강 물길 따라’약 150㎞를 걸어가는 발걸음마다 평안을 기원하는 고유제를 정성들여 올린다. 담양군 용면(龍面)에 있는 은 담양군의 가장 북쪽에 자리하고 있다. 담양읍내에서 29번 국도를 따라 추월산과 담양호를 끼고 용치삼거리에서..

나의 이야기 2022.04.29

울릉도에서 나흘(4 完)

울릉도에서 나흘(4 完) (2022년 3월 31일∼4월 3일) 瓦也 정유순 4. 석포∼내수전둘레길(2022년 4월 3일) 오늘은 울릉도를 떠나야 하는 날이라 해뜨기 전부터 바쁘다. 돌아갈 짐을 다시 꾸리고 평상시 보다 한 시간 이상 일찍 출발하기 때문이다. 오늘 코스는 북면 현포리 송곳산 밑에 있는 숙소에서 버스를 타고 천부리를 경유하여 석포마을에 있는 안용복기념관 앞에서 내려 석포∼내수전둘레길을 따라 저동항까지 걸어간다. 가까운 곳에는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 있는데 두 곳 다 시간에 쫓겨 들르지는 못했지만, 그 분들의 희생과 숭고한 정신이 없었다면 어찌 우리가 이곳에서 활보를 할 수 있었을까? 은 북면 천부리 87-1에 있다. 안용복은 조선시대 사람으로 울릉도와 독도를 지키기 위해 자발적인 활동을 펼친 인..

나의 이야기 2022.04.17

울릉도에서 나흘(3-2)

울릉도에서 나흘(3-2) (2022년 3월 31일∼4월 3일) 瓦也 정유순 3-2. 울릉군 서면 태하리(2022년 4월 2일) 삼선암을 바라보며 막 상상의 날개를 펼 때 버스가 도착하여 다음 행선지인 서면 태하리로 이동한다. 울릉도 서북쪽에 위치한 태하리는 원래 황토가 많아 조선조 때는 이곳의 황토를 나라에 바쳤고, 조정에서는 3년에 한 번씩 삼척영장을 울릉도에 순찰을 보내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이곳의 황토와 향나무를 바치게 했다고 한다. 이곳 주변에 황토를 파낸 흔적이 있어 라 하였고, 이를 한자로 표기하면서 대하(臺霞)라 하다가 태하(台霞)로 바뀌었다고 한다. 태하에서 처음 만나는 게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100년 이상의 다. 곰솔은 바닷가를 따라 자라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해송(海松)으로, 나무가 ..

나의 이야기 2022.04.16

울릉도에서 나흘(3-1)

울릉도에서 나흘(3-1) (2022년 3월 31일∼4월 3일) 瓦也 정유순 3-1. 관음도와 삼선암(2022년 4월 2일) 어제 남(도동)에서 성인봉을 경유하여 북(추산)으로 종단하면서 울릉도의 속살을 보아서 그런지 오늘은 아침부터 몸도 마음도 가뿐하다. 아니 누가 숙제를 준 것도 아닌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못다 푼 숙제를 시원하게 푼 것 같다. 창밖으로 눈만 뜨면 반갑게 다가오던 고암바위(코끼리바위)도 더 가깝게 있는 것 같고, 길게 호흡하는 바다의 파도도 그저 잔잔한 숨소리로 들린다. 덩달아 관음도로 가는 발걸음은 공중에 붕 뜬 것 같다. 버스 안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홀로 우뚝 선 딴바위가 보인다. ‘딴바위’는 바위가 홀로 떨어져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며 이곳 방언으로 ‘딴방우’로도 부른다. 자료에 의..

나의 이야기 2022.04.15

울릉도에서 나흘(2)

울릉도에서 나흘(2) (2022년3월31일∼4월3일) 瓦也 정유순 2. 성인봉 산행(도동∼성인봉∼추산, 2022년4월1일) 어젯밤 도동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교통카드 태그가 가능한 ‘섬일주버스’를 타고 숙소에 도착했다. 캄캄한 밤이라 방향감각이 없었는데 곤한 잠을 자고 동창이 밝아와 눈을 떠 보니 울릉군 북면 현포리의 송곳산 아래에 있는 팬션이다. 창밖으로는 바다에 솟아 있는 ‘공암(코끼리바위)’이라는 바위섬이 우뚝하고 좌측으로 ‘작은구멍바위섬’이 동해의 여명을 맞이한다. 조반을 마무리하고 다시 섬일주버스를 타고 도동으로 나와 택시로 다시 성인봉주차장까지 이동하여 여장을 점검한다. 여장을 꾸릴 때 옆에서 지켜보시던 주민들은 아직도 성인봉의 잔설이 많이 있어서 조심히 다녀오라고 일러주신다. 택시 기사도 성..

나의 이야기 2022.04.14

울릉도에서 나흘(1)

울릉도에서 나흘(1) (2022년 3월 31일∼4월 3일) 瓦也 정유순 1. 행남해안길(저동항∼도동항, 2022년 3월 31일) 봄비가 오락가락하는 자정 무렵에 울릉도를 가기 위해 강원도 강릉시 송정동에 있는 강릉항으로 출발한다. 강릉항은 안목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항구로 조선 후기까지는 견조도(堅造島)라는 섬이었으나, 현재는 육계도(陸繫島)가 되었다. 안목이란 이름은 원래 마을 앞에 있는 길목이라는 뜻의 ‘앞목’이었으나 발음이 점차 ‘안목’으로 순화 되었다. 강릉 남대천 하류에 있는 항구로 백사장과 곰솔이 유명하고 지금은 커피타운으로 더 유명하다. 오늘 가는 울릉도(鬱陵島)는 바다 속의 거대한 화산이 솟아 오른 상층부의 일부분으로, 즉 빙산의 일각 같은 섬이다.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지질은 해안선이 단조롭..

나의 이야기 2022.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