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576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와 서원을 따라(12-3, 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와 서원을 따라(12-3, 完) (2021년 9월 3일∼9월 14일) 瓦也 정유순 충청수영성→해미읍성→개심사 (2021년 9월 14일) 길을 오래 걸으면 집이 가까워 오는 것인가? 11박 12일 여정 중 오늘이 그 마지막 날이다. 마곡사에서 보령시 오천면에 있는 으로 가는 도중에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대천에서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점심을 한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파도야 어쩌란 말이냐/임은 물같이 까딱 않는데/파도야 어쩌란 말이냐/날 어쩌란 말이냐”(유치환 ‘그리움’ 전문) 유치환은 짝사랑하는 임을 그리며 파도에게 하소연 했는데… 쫓기는 시간에 더 꼼꼼하지 못한 나는 어쩌란 말이냐. 보령시 오천면 소성리에 있는 충청수영성(水營城)은 천수만 입구와 어우러지는 경관..

나의 이야기 2021.11.08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와 서원을 따라(12-2)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와 서원을 따라(12-2) (2021년 9월 3일∼9월 14일) 瓦也 정유순 공주 마곡사 (2021년 9월 14일) 요즈음은 도사가 아니라도 축지법(縮地法)을 자주 쓴다. 교통이 발달되었기 때문이다. 논산의 사계종가에서 공주 마곡사까지 60㎞ 이상 거리를 단숨에 달려 왔다. 공주시 사곡면소재지까지는 그런대로 평탄한 길이었는데, 이곳을 벗어나 마곡사 가는 산길로 접어들면 금세 산굽이가 이어져 차창의 흔들림이 심해진다. ‘춘마곡추갑사(春麻谷秋甲寺)’라 불릴 만큼 봄의 경치가 으뜸인 마곡사의 가을 맛은 어떨까? 마곡사는 2018년 7월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일곱 개 사찰 중의 하나다. 태화산(泰華山, 614m) 동쪽의 사곡면 운암리에 있는 기슭 맑은 계곡을 끼고 위치한 ..

나의 이야기 2021.11.06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와 서원을 따라(12-1)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와 서원을 따라(12-1) (2021년 9월 3일∼9월 14일) 瓦也 정유순 논산 돈암서원/사계종가 (2021년 9월 14일)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 아니 서가식동가숙(西家食東家宿)이다. 어제 저녁 서쪽의 충남 서천(舒川)에서 식사를 하고 동쪽에 있는 논산(論山)에 와서 잠을 잤다. 오늘도 눈 뜨기 바쁘게 움직인다. 오늘의 첫 행선지는 논산시 연산면(連山面) 임리(林里)에 있는 돈암서원이다. 돈암서원(遯巖書院)은 사적(제383호)으로 지정되었고, 2019년 7월 6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홉 개 서원 중의 하나다. 돈암서원이 창건되기 이전에는 김장생의 아버지인 김계휘(金繼輝)가 설립한 정회당(靜會堂)이 있어 문풍(文風)이 크게 진작되었고, 김장생은 양성당(養性堂)을 ..

나의 이야기 2021.11.05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와 서원을 따라(11-5)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와 서원을 따라(11-5) (2021년 9월 3일∼9월 14일) 瓦也 정유순 정읍 무성서원→서천 문헌서원 (2021년 9월 13일) 전북 정읍시 칠보면 무성리 원촌마을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9개 서원 중 유일하게 마을 한가운데 있는 곳이 무성서원이다. 무성서원(武城書院)은 신라 말 고운 최치원(孤雲 崔致遠)이 태산군(정읍 지역의 옛 지명) 태수로 부임해 선정을 베풀고 떠나자, 백성이 세운 생사당(生祠堂)인 태산사(泰山祠)가 그 뿌리다. 생사당은 감사나 수령의 선정을 찬양하기 위해 그 사람이 살아 있을 때부터 제를 올리는 사당을 뜻한다. 1483년(성종 14) 정극인(丁克仁)이 세운 향학당(鄕學堂)이 있던 지금의 자리로 이전하였고, 중종(中宗) 때 태인현감(泰..

나의 이야기 2021.11.04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와 서원을 따라(11-4)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와 서원을 따라(11-4) (2021년 9월 3일∼9월 14일) 瓦也 정유순 고창 선운사 (2021년 9월 13일) 고창읍성에서 쫓기듯 선운사로 이동하여 편액이 걸린 일주문 앞에 당도한다. 일주문 당도하기 전에 있는 선운사 시비공원은 선운사 주변에 있는 시비들로 조성한 공원으로서, 시비를 중심으로 선운사의 역사와 지역 문화를 알리기 위하여 건립되었다. 정확한 설립연도는 알 수 없으나, 1974년 5월에 미당 서정주(未堂 徐廷柱)의 가 시비(詩碑)로 세워지면서 공원이 조성된 것으로 추측한다. 시비공원 안에 있는 는 고려사(高麗史) 악지(樂志)에 의하면 「선운산가(禪雲山歌)」라 하여 백제 시대에 이곳 장사인(長沙人)이 정역(征役)에 나가 만기가 지나도 돌아오지 아니하니 그 아내..

나의 이야기 2021.11.02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와 서원을 따라(11-3)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와 서원을 따라(11-3) (2021년 9월 3일∼9월 14일) 瓦也 정유순 고창읍성 (2021년 9월 13일) 전라북도 서남부 끝에 자리한 고창(高敞)! 보리고을을 상징하는 모량부리의 속명인 모양현(牟陽縣)으로도 불렀다. 그곳에는 선운산도립공원을 비롯하여 고창읍성,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고인돌 군(群), 그리고 람사르협약에 의해 지정된 운곡습지, 1894년 갑오 동학농민혁명의 첫 불을 든 무장읍성 등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지역으로 눈 여겨 볼만한 곳이 많다. 고창읍성 앞에 당도하면 고창군립도서관 벽면에는 성 안에서 판소리 한 마당이 펼쳐지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사적(제145호)으로 지정된 고창읍성(高敞邑城)은 1450년(조선 세종32) 전라우도(全羅..

나의 이야기 2021.10.31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와 서원을 따라(11-2)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와 서원을 따라(11-2) (2021년 9월 3일∼9월 14일) 瓦也 정유순 장성 필암서원 (2021년 9월 13일) 201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필암서원(筆巖書院)은 황룡면 필암리에 있는 서원으로, 호남 지방의 유종(儒宗)으로 추앙받는 하서 김인후(河西 金麟厚, 1510∼1560)와 그의 제자이자 사위인 고암 양자징(鼓巖 梁子徵, 1523∼1594)을 배향하고 있다. 하서가 죽은 후 30년이 지난 1590년(선조 23)에 호남의 유림들은 그의 학문을 기리기 위해 장성읍 기산리에 사우(祠宇)를 짓고 그의 위패를 모셨다. 필암(筆巖)이라 한 것은 고향 마을 입구에 ‘붓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따온 것이며, 바위에는 윤봉구의 글씨로 이 각자되어 있다. 그러다가 1..

나의 이야기 2021.10.29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와 서원을 따라(11-1)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와 서원을 따라(11-1) (2021년 9월 3일∼9월 14일) 瓦也 정유순 화순 만연사 → 담양 명옥헌 (2021년 9월 13일) 흑산도에서 목포에 도착하자마자 자동차는 쉬지 않고 달려 도착한 곳은 광주와 전남이 공동으로 2014년 조성한 혁신도시인 전라남도 나주시 빛가람동으로, 한국전력공사와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이전해 온 곳이다. 조반을 위해 나주곰탕집으로 출발하려고 나와 보니 배메산전망대를 중심으로 빛가람호수공원에는 주민들이 아침 산책을 즐긴다. 이 지역은 대부분 농경지와 구릉지, 자연취락으로 이루어져 있었던 나주시 금천면 일부와 산포면 일부를 편입하여 조성된 동(洞)이다. 2013년 명칭 공모를 통하여 동명(洞名)이 결정된 이란 ‘빛’과 ‘가람(강의 순우리말)’을 조..

나의 이야기 2021.10.27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와 서원을 따라(10)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와 서원을 따라(10) (2021년 9월 3일∼9월 14일) 瓦也 정유순 흑산도(黑山島) (2021년 9월 12일) 오늘은 흑산도로 가는 날이다. 새벽 어둠을 뚫고 양산봉 자락에 있는 일출전망대에 올랐으나 구름이 가려 태양의 알몸을 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희망차고 화려한 오늘을 맞이하기 위해 모두의 건강과 안녕을 빌며 하산한다. 조반을 마치고 배가 출발하는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다. 마을을 거닐며 미처 보지 못한 것이 없나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여객선 터미널로 와서 한가롭게 기다린다. 마을 상점과 선착장 주변의 상가들은 홍도의 건어물들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택배도 가능하다며 분주하다. 홍도항을 출발한 여객선은 약 30분 만에 흑산도항에 도착한다. 흑산도는 우리나라 최서남단..

나의 이야기 2021.10.25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와 서원을 따라(9)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산사와 서원을 따라(9) (2021년 9월 3일∼9월 14일) 瓦也 정유순 홍도 (2021년 9월 11일) 국도 제1호선과 제3호선의 기종점이 되는 목포(木浦)는 역시 항구(港口)다. 유달산(儒達山, 228m)노적봉 아래에서 단잠을 자고 홍도로 가기 위해 목포항 여객선터미널에 당도하자 서해와 남해의 각 섬으로 뻗어 나가려는 여객선들이 어장으로 나가는 어선보다 더 분주하다. 뱃고동 울리면 우리 님 훌쩍 떠날까봐 마음 조이던 선창의 이별은 보이지 않아도 망망대해를 가르며 떠나는 나그네의 마음은 설레기만 하다. 목포항을 출발한 배는 압해도와 비금도 도초도 사이를 비집고 나간다. 도초항에 들렸다가 다시 떠나면 바람막이 섬 하나 없는 망망대해다. 상당시간 배를 타면 누구나 배 멀미 때문..

나의 이야기 2021.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