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수원 화성 야경

와야 정유순 2021. 8. 18. 00:26

수원 화성 야경

(2021 8 17)

 瓦也 정유순

  경기도청 옆으로 하여 팔달산에 올라 화성 안을 둘러보는데, 행궁 앞 전광판에는 일본 왕실의 문양을 닮은 국화(菊花) 모양의 꽃무늬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진다. 서장대에서 장안문을 거쳐 화홍문을 지나 방화수류정에 올라 화성의 야경과 용머리 아래에 있는 용지(龍池) 또는 용연(龍淵)을 바라보며 화성의 아름다운 야경을 둘러보고 화성행궁 앞으로 가서 전광판을 확인해 보니 놀랍게도 화성행궁관광안내소다

 

 

<화성행궁관광안내소 전광판 꽃문양>

 

<일본 왕실 문양(菊花>

 

<화성행궁관광안내소 전광판>

 

  언젠가 화성행궁을 돌아보며 화성행궁의 객사였던 자리에 있었던 신풍초등학교의 텅 빈 교정의 교문이 일본 신사(神社)의 정문인 도리이[鳥居]처럼 보였는데, 화성행궁관광안내소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전광판을 운영하고 있을까? 언제 쯤 우리 안에 잠재해 있는 일제 식민사관이 청산되고 사라질까?

<구 신풍초등학교 교문>

 

  용지와 용두암 이야기는 정조(正祖)께서 화성을 쌓으면서 방화수류정을 짓기 전 이곳은 수원천이 휘돌아 나가는 제법 깊은 연못이었다. 이곳에는 하늘로 올라가기를 기다리며 천 년 동안 수양을 쌓던 용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용은 매일 연못으로 놀러 나오는 귀여운 한 소녀를 바라보는 즐거움으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었다

<방화수류정>

 

  여러 번 그 소녀를 도와주었지만 소녀는 용의 존재를 몰랐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소녀는 아리따운 여인으로 성장하고 용도 하늘로 오를 날이 가까워졌지만 문제가 생겼다. 어느덧 용은 소녀, 아니 성숙해진 여인을 짝사랑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용과 여인은 서로 다른 존재라서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고, 거기에다 여인은 혼인을 앞두고 있어, 용은 하늘을 다스리는 옥황상제에게 고민을 털어 놓았다. 옥황상제는 인간이 되어 여인과 살든지 여인을 잊고 승천을 하든지 둘 중의 하나를 택하라고 했다

 

<연지와 방화수류정>

 

  그러나 용은 승천하여 인간들에게 도움을 주는 용이 되는 게 소녀를 위하는 길이라 생각하며 승천을 선택하면서 한 가지 부탁을 하였다. 하루만 인간이 되길 원했던 것이다. 옥황상제는 소원을 들어주며 소녀를 만나게 해 주었으나 헤어진 후 다시는 소녀의 얼굴을 쳐다봐선 안 된다고 하였다. 소녀와 만난 후 승천하기를 기다리던 용에게 드디어 그 날이 다가왔다. 용은 충만한 하늘의 기운을 온몸에 받으며 공중으로 떠올랐다

 

 

<연지와 방화수류정>

 

  그러나 그토록 연모했던 여인을 아주 잊을 수는 없었던지 잠시 공중에 멈추어 여인이 사는 집을 바라보았다. ! 우연의 일치인지, 그 순간 여인이 용이 승천하는 하늘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용은 가슴과 온몸이 굳어지며 그대로 땅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천 년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굳어진 용의 몸은 용연 옆으로 떨어져 내려 언덕이 되었고 머리 부분은 바위가 되었다. 후에 사람들은 이 바위가 용의 머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용두암(龍頭巖)으로 부르게 되었고 용이 살던 연못은 용지(龍池), 또는 용연(龍淵)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

<출처 수원문화원수원지명총람(용지와 용두암 이야기)>

<연지 방류구의 용두>

 

<길바닥에 비춰지는 화성 행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