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천 삼백리길을 따라(열한 번째-2)
(2018년12월15일∼16일, 양산원동-부산다대포)
瓦也 정유순
호포마을을 지나면 부산광역시로 접어든다. 그러나 부산도시철도(釜山都市鐵道) 2호선이 양산시까지 운행하는 양산선이 2008년 1월 10일에 개통되었으며, 부산대양산캠퍼스와 부산대양산병원이 자리 잡고 있어 양산은 부산시와의 긴밀한 기능을 하는 것 같다. 부산도시철도2호선(釜山都市鐵道2號線)은 해운대구 장산역과 양산역을 잇는 부산도시철도 노선으로, 비교적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고 여름피서지인 광안리와 해운대해수욕장을 통과하여 이용객이 많다고 한다. 또한 부산교통공사 차량사업소도 호포에 있다.
<부산외곽고속도로 낙동강대교>
부산시계로 넘어와 동쪽을 바라보면 금정산이 병풍을 친다. 금정산(金井山, 801m)은 부산시 금정구와 북구, 경상남도 양산시 동면(東面) 경계에 있는 산으로 늘 물이 차 있으며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금빛이 났는데, 금색 물고기가 5가지 색의 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그 샘에서 놀았다는 전설에서 산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 화강암의 풍화로 인한 기암절벽이 많으며, 삼국시대에 축성된 금정산성(金井山城, 사적 215)은 우리나라 옛 산성 중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금정산(금곡동)>
부산시에서 첫 발을 디딘 곳은 북구 금곡동이다. 금곡동(金谷洞)은 일반적으로 동쪽에 위치한 금정산의 주봉인 고당봉에서 서쪽의 낙동강 변으로 뻗은 큰 골짜기의 지명이 금곡이라서 붙여진 이름으로 전한다. 한편 금정산 서쪽 골짜기에 금맥을 찾아 뚫은 굴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가야 시대에 쇠를 녹이던 야철지(冶鐵址)가 있어 ‘쇠 금(金)’ 자를 써 금곡이라 이름 붙였다고도 한다. 서쪽 낙동강 변을 따라 도시철도 2호선, 다대항 배후 도로, 경부선 철도가 통과하며 서북부 부산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낙동강 금곡동 둔치>
금정산자락 끝 낙동강과 접하는 평지에 길게 늘어선 아파트단지를 따라 강변대로로 이어진 북구 화명동에 들어선다. 화명동(華明洞)은 1980년대 후반 도시인구의 팽창과 핵가족화에 따른 가구 수의 증가로 부족한 주택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된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88년부터 1992년까지 5년간 전국 총 200만 호 주택건설계획을 세웠고, 부산시에서도 1992년까지 40만호 건립 계획을 수립할 때 해운대지구와 함께 화명지구가 포함되어 한적했던 낙동강 변 부산외곽지역이 신시가지로 탈바꿈한다.
<화명동아파트 숲과 금정산>
<화명동 대천천>
이 지역은 자연취락지역이었는데 지금은 인구증가로 화명1동∼화명3동으로 나누어져 있다. 낙동강 변을 따라 건립된 경부선 철도 노선과 부산도시 철도 2호선이 지하로 통과하는 금곡대로 사이 지역에 시가지가 집중되어 있으며, 경남 김해·양산과 외곽순환도로 및 간선도로망이 확충되면서 접근성이 좋아졌고, 대동·화명대교와 산성 터널이 완공되어 동부지역과 직접 연결된다. 낙동강을 따라 조성된 강변대로를 통해 물류수송은 물론 중앙고속도로와 신 대구∼부산고속도로, 남해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와도 접근이 용이하다.
<대동-화명대교>
비닐하우스로 꽉 들어찼던 화명동 낙동강 변에는 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4대강사업의 일환으로 2007년 7월에 착공하고 2009년 6월에 준공한 전국 1호 생태공원이다. 처음 명칭은 화명강변공원이었으나 2011년에 화명생태공원(華明生態公園)으로 명칭을 바꾸었고, 각종 체육시설과 녹지공간으로 조성되었다. 생태 공원에는 습지 등의 자연복원과 함께 시민이 즐길 수 있는 하천 숲, 산책로 등을 만들었으며, 체육시설 중에는 그라운드골프를 즐기는 노년들의 모습이 여유롭다.
<화명생태공원 지도>
<화명생태공원 그라운드골프장>
화명생태공원 남쪽 끝부분이 북구 덕천동이다. 덕천동(德川洞)의 덕천(德川)은 만덕천(萬德川)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만덕’은 고려 시대의 절터인 만덕사지(부산광역시 기념물 제3호)에서 유래된 지명이며, 만덕사지 쪽에서 흘러내리는 하천이 만덕천이다. 만덕천은 조선 시대까지 만덕계수(萬德溪水)라고도 불렸으나, 일제강점기 초 행정구역을 정리하면서 덕천이라 줄여 불리던 것이 광복 이후에도 이어왔고, 만덕천도 덕천천(德川川)으로 시나브로 바뀐다. 덕천동도 인구의 급증으로 덕천1·2·3동으로 나누어진다.
<남해고속도로와 덕천동둔치>
<덕천동 유수지>
이어 구포동에 들어선다. 구포동의 구포(龜浦)는 지형이 ‘거북이가 엎드려 있는 포구’라는 ‘구복포(龜伏浦)’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또한 <양산군읍지(梁山郡邑誌, 1878)>에는 이 지역은 범방산(泛舫山, 273m) 한 줄기가 낙동강 물을 향하여 머리에 돌을 이고 있는 모습이 거북이와 같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실제로 범방산 정상에는 거북이가 산을 향하여 목을 내밀고 있는 듯한 바위가 있어 구포의 상징물이 되고 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이 일대가 ‘굿을 행하던 갯가’ 즉 ‘굿개’로 부르다가 이를 한자화 하면서 ‘구(龜)’를 써서 구포라는 지명이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구포대교>
구포는 일찍이 농산물을 비롯한 어물과 소금의 집산지로 활기를 띠었던 곳이다. 포구마다 배들이 몰려들었으며, 물산이 집중됨은 물론 보부상을 비롯한 상인들의 왕래가 빈번하여 객주 집과 주막이 성시를 이루었다고 한다. 이러한 입지적 여건으로 400여 년 전부터 시장이 형성되어 단일 장으로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하기도 한다. 또한 1919년 3월 29일 3·1만세운동이 구포장터에서 일어났는데, 지금도 매년 3월말이면 구포장터에서 그 때의 3·1만세운동 함성을 재현한다.
<구포동 낙동대로>
어제 일정을 구포삼거리에서 마치고 지금까지 쌓여온 피곤함도 밤새 꿈속으로 떠나보내며 여명과 함께 눈을 뜬다. 날씨는 비든 눈이든 금방 쏟아질 기세이나 일기예보를 검색해보니 오전 11시경에 비올 확률이 높게 나온다. 조반을 마치고 구포삼거리에서 이어 걷는다. 낙동강을 따라 다대포까지 이어지는 강변도로가 시원하게 뚫려있다. 그리고 강둑을 따라 구포를 지나면 사상구 삼락동이다.
<구포삼거리>
사상구(沙上區)는 1995년 부산 북구에서 분리되면서 새로 생긴 기초지방자치단체다. 사상구하면 언뜻 ‘모래밭’으로 떠오르지만, 부산의 경제를 이끄는 부산 최대의 공업지역이며 산업과 물류, 유통의 중심지 역할을 담당하고, 남해지선고속도로가 제2도시고속국도와 연결돼 경부고속도로에 접속된다. 경부선 철도가 L자형으로 사상구를 관통하고 있다. 또 천혜의 자연생태계 보고인 광활한 낙동강 둔치를 보유한 고장이기도 하다.
<사상공업지역>
삼락동의 ‘삼락(三樂)’이란 지명은 1910년 양산군 좌이면 소요리를 부산에 편입시킬 때 삼락리로 개칭되면서 생겨났다. 일제말기에 재배하기 시작한 딸기가 1970년대까지 이어져 이곳을 찾아오는 손님이 많았다고 한다. 삼락은 군자삼락(君子三樂)과 인생삼락(人生三樂)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삼락동 딸기밭을 연상하여 강상청풍(江上淸風, 강 위의 맑은 바람), 노전낙조(蘆田落照, 갈대밭의 저녁노을), 누하매전(樓下苺田, 원두막 아래 딸기밭)을 생각하며 즐겼다고 한다.
<삼락동 갈맷길>
삼락생태공원은 낙동강의 좌안 사상구 엄궁동에서 부터 삼락동 강서낙동대교까지의 둔치지역으로 낙동강하구 4개 둔치 중 가장 넓은 지역이다. 낙동강하류 철새도래지(천연기념물 제179호)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습지, 철새먹이터, 잔디광장, 야생화단지, 자전거도로, 산책코스, 오토캠핑장, 수상레포츠타운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삼락생태공원의 중앙과 최상단에 시민들을 위한 각종 체육시설(13종 59면)이 조성되어 있고, 갈대 및 버드나무군락으로 이루어진 습지사이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삼락생태공원관리사무소>
강변 제방에는 벚꽃 길이 터널을 이룬다. 꽃이 만발하는 봄날에는 꽃잎이 눈발처럼 날리며 추억 만들기에 좋은 곳 같다. 제방에는 ‘숲속 도서관’이 마련되어 있어 한 권의 책을 읽으며 피로해진 마음을 달랠 수 있고, 시인들의 주옥같은 시를 읊으며 영혼을 맑게 할 수 있다. 어쩌면 태백 황지부터 천 삼백리길을 따라 걸어와 마지막을 향하는 지금은 ‘바람과 세월이 하나 되어 모여드는 가을의 씨앗’처럼 추억 속에 묻어둔다.
<낙동제방벚꽃길>
<숲속도서관>
<시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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