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리장고성과 매리설산, 샹그릴라 그리고(2)

와야 정유순 2018. 5. 16. 18:42

리장고성과 매리설산, 샹그릴라 그리고(2)

(201857514)

瓦也 정유순

  차마객잔의 뒷산인 하바쉐산[합파설산(哈巴雪山, 5,396m)]은 아침 햇살을 받으며 수줍게 인사를 하고, <서유기西遊記>에서 손오공이 갇혀 벌을 받았다는 위룽쉐산[옥룡설산(玉龍雪山, 5,596m)]도 살짝 설산의 모습을 보인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아마릴리스가 환하게 꽃을 피워 아침인사를 한다. 나시족인 객잔 안주인의 푸짐한 인심에 현지식으로 든든한 조반을 한 후 어제와 같이 차마고도만 운행하는 6인승 차량을 이용해 메이리쉐산[매리설산(梅里雪山), 6,740]으로 가기 위해 호도협주차장으로 내려온다.

<하바쉐산(합파설산)>

<위룽쉐산(옥룡설산)>

<아마릴리스>


   호도협 구간을 벗어나면 온통 티베트풍이다. 지붕에 깃발을 꽂는 것, 2층 집으로 1층은 가축이 2층은 사람이 공생하며 기와지붕 중간에 너와를 얹어 실내의 공기를 자연 순환 시키는 것, 거리나 마을에 하얀 탑이 눈에 많이 띄는 것, 야크나 염소, 돼지 등이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와 상관없이 자연 속에서 활보하는 것 등등, 중국 속에 또 다른 풍속을 보는 것 같다.

<티베트인 마을>

<마을 풍경>

<티베트가옥>


   지금은 행정구역상 윈난성[운남성(雲南省)] 샹그릴라[(Shangri-La, 香格里拉(향격리납)]지역이지만, 원래 티베트 땅이며 티베트인들이 주로 사는 지역으로 샹그릴라는 영국의 소설가 제임스 힐튼(James Hilton)이 쓴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 1933)에 나오는 지명으로, 지상에 존재하는 평화롭고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유토피아로 묘사되었다.

<티베트 사원>


   1997년 중국 정부에서 중뎬[중전(中甸)]지역이 샹그릴라라고 공식 발표하였다. 중국 윈난성[운남성(雲南省)] 디칭티베트족자치주[적경장족자치주(迪慶藏族自治州)]에 있는 현()으로 쿤룬산맥[곤륜산맥(崑崙山脈)] 서쪽 끝에 있으며, 2001년 샹그릴라라고 개명하였다. 평균고도 3,495인 샹그릴라는 티베트어()마음속의 해와 달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운남성교통지도-서북쪽이 샹그릴라-다음캡쳐>


   고도 3,200높이의 샹그릴라 재래시장에 들려 매리설산 본격 트레킹을 할 때 필요한 먹거리를 미리 준비한다. 시장에는 싱싱한 고산 채소와 야채, 과일 등이 수북이 쌓여있다. 샹그릴라 시가지는 인구 8만여 명이 사는 한적한 도시로 건물 등이 반듯하고 도로가 격()자형으로 정연하게 정돈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계획된 신흥도시 같다. 지금도 중장비가 바삐 움직이는 소리가 감지된다.

<샹그릴라 재래시장>

<샹그릴라 재래시장-정육잠>

<샹그릴라 시가지>


   샹그릴라 시내에서 현지식으로 오전을 마감하고 다시 매리설산을 향해 다시 달린다. 갈수록 고도는 더 높아진다. 워낙 바다가 먼 내륙 깊숙한 고원지대라 웬만한 호수는 바다 대접을 받는다. 해발 3,400에 위치한 나파하이(拉帕海, 라파해)도 내륙호수이다. 고원평야 마을 옆에 위치한 호수로 옆에는 초원이 발달되어 있어 야크와 염소 등 가축들이 한가롭다.

<고원평야>


   라파하이 전망대에서 잠시 차를 멈춰 숨을 고른 후 다시 자동차(미니버스)는 달린다. 갈수록 산은 높고 골은 깊어진다. 마을들은 골짜기의 품에 포근하게 안겨 있다. 그리고 고원지대 곳곳에 도로를 확장하고, 새로운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는 것으로 보아 1970년대 우리나라가 새마을운동으로 추진한 근대화과정을 다시 보는 것 같다. 신비한 자연은 이슬처럼 사라지고 자연에 맞서는 무모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쓰럽다. 문명의 이기와 편리함을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온고지신(溫故知新)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고산마을>

<라파하이(라파해)>


   차의 흔들림 속에 졸다 깨기를 반복하며 잠시 쉬려고 도착한 곳은 운남성 관광사진에 자주 소개되는 <금사강제일만(金砂江第一灣)>전망대이다. 장강 서쪽 끝에 위치한 금사강(金沙江, 진사강)의 길이는 2,308이며, 상류에서 사금(砂金)이 채취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장강 중에 제일 먼저 멋지게 활처럼 휘어져 만()을 이루기 때문에 제일만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금사강제일만>


   이 강의 상류지역은 해발 5,000의 고산지대이고 골이 깊고 험하여 항공운항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삼국지에서는 제갈량(諸葛亮)이 어마어마한 이 강을 건넜다는 고사가 전해지고, 1935년 중국공산당 마오쩌둥(毛澤東)은 부대와 대장정을 하면서 금사강 건널목에서 중국국민당 장재스(蔣介石)의 부대와 대전투가 벌어져 유명해진 <장두진사강(强渡金砂江, 금사강전투)>지역이다.

<금사강 협곡>


   그리고 이곳은 운남삼강병류보호구(雲南三江倂流保护区)20037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삼강병류는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칭장고원(青藏高原, 청장고원)에서 발원하는 누강(怒江, 노강), 장강의 상류인 진사강(金沙江, 금사강) 및 메콩강 상류인 란창강(澜沧江)3대 강이 중국 윈난성(雲南省, 운남성) 서북의 경내에서 헝돤산맥(横断山脉, 횡단산맥)의 높은 윈령(云岭, 운령), 라오산(怒山, 노산), 가오리궁산(高黎贡山, 고려공산)의 깊은 협곡을 지나 수백 를 서로 병행하여 흐르며 서로 만나지 않는 자연경관이다. 또한 매리설산국가공원 구역이기도 하다.

<유네스코 자연유산 등재 기념탑>


   다시 메이리쉐산(매리설산)을 향해 자동차는 거대한 나사(螺絲)의 선을 타고 몇 구비를 돌았을까? 또 다른 설산이 차창너머로 보이기 시작한다. 바로 바이마쉐산[백마설산(白馬雪山, 5,430)]이다. 옛날에는 이 고개(4,300)를 위로 넘었지만 지금은 터널을 뚫어 쉽게 지나간다. 그래도 숨이 가빠지고 귀가 멍해 고도계로 측정해 보니 해발 4,000이상이 나온다. 긴 터널을 지나면 더친[덕흠(德欽)]지역이다.

<백마설산>


   메이리쉐산[매리설산(梅里雪山)]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설산이지만, 기왕에 여기까지 왔으면 한번 들러봤으면 하는 욕심도 은근히 솟구친다. 그러나 어쩌랴 차창 밖으로 보는 것만이라도 만족해야 하는 것을자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경외(敬畏)의 대상이다. 거대한 자연 앞에 내가 존재하는 세상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백마설산>


   오랜 시간이 지나면 목적지에 가까워진다고 오늘은 아침 9시부터 차마객잔을 출발하여 저녁 640분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차를 타고 왔다. 이름이 관경천당(觀景天堂)호텔은 말 그대로 천당을 볼 수 있는 곳처럼 객실의 통유리를 통해 우리가 가고자 하는 매리설산의 위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고산트레킹에 벌써 가슴이 고동친다.

<호텔객실 액자의 매리설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