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물소리 길4(버드나무 나루께길)
(2020년 2월 11일, 양평역∼원덕역)
瓦也 정유순
버드나무 나루께길 출발점은 양평역이다. 양평역(楊平驛)은 1939년 4월 1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하였다. 1989년 1월 양평역사를 증축하였으며 2008년 구(舊) 역사가 철거되었고, 2009년 12월 23일 국수~용문간 복선전철 개통에 맞추어 신(新)역사를 개장하여 수도권 전철 중앙선이 운행된다. 무궁화호와 새마을호가 운행하며 여객, 화물, 승차권발매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아침 출근시간대에 2회 편도 운행하는 용산행 급행의 시발역이기도 하다. 코레일(Korail) 수도권 동부본부 소속이다.
<양평역>
양평군(楊平郡)은 1895년 양근군과 지평군으로 개편되었다가 1908년 양근군(楊根郡)과 지평군(砥平郡)이 병합되어 양평군이 되었다. 양근군은 고구려 시대에 항양군(恒陽郡), 신라 시대에 빈양(濱陽)으로 불러왔으며, 고려 시대 초기에 다시 양근(楊根)이 되었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남종면을 광주군으로 이속(移屬)하였다. 1938년 갈산면을 양평면으로 고쳤다. 1942년 군행정구역변경 때 설악면이 가평군으로 이속되었다.
<양평군 지도>
지평군은 고구려 시대에 지현현(砥峴懸)으로 내려오다가 조선 시대에는 지제(砥堤), 1895년(고종 32년)에는 지평군(砥平郡)으로 되었다. 이후 1914년 3월에는 남종면(南終面)이 광주군(廣州郡)으로, 1942년 4월에는 설악면(雪岳面)이 가평군(加平郡)으로 되었으며, 1973년 7월에는 서종면(西宗面)의 삼회리(三會里)와 노문리(盧門里) 일부가 가평군(加平郡)으로 되었다. 군청소재지인 양평읍(楊平邑)은 1979년 5월에 면에서 읍으로 승격되었다.
<양근천>
양평역에서 양근천 산책로로 내려오면 우뚝 선 미루나무가 당산나무처럼 서 있다. 양근천(楊根川)은 양평읍 공흥리에서 시작하여 남쪽으로 흐르다 6번 국도 인근에서 서쪽으로 흘러 남한강으로 유입되는 한강수계의 지방하천이다. 양근천이 합류하는 양근대교 밑을 지나면 붕어 낚시로 유명했던 양근섬(큰떠드렁섬)이 보인다. 2019년 초부터 낚시 금지구역으로 지정된 양근섬에는 산책로와 체육시설이 조성되어 있고, 야외무대가 설치되어 있다.
<양근천 미루나무>
양근천과 남한강이 합류하는 지점에는 <6·25양민학살현장비>가 외롭게 서 있다. “이유도 없어라 영문도 몰랐어라/고귀한 생명들이 철사로 꽁꽁 묶여/석유불 생지옥 속에 한 덩이로 얽혔어라//선량한 수백 명은 총성에 스러지고/비명은 공포 속에 지하로 스며드네/통분한 말 한마디 할 순간조차 없었어라//수중에 잠겨버린 시신들은 어디갔나/백사장 집어삼킨 강물만 출렁이네/아직도 붉은 깃발은 북녘에서 날리는데//양평읍 떠드렁산 또 백사장/생생한 학살현장은 기억조차 흐려졌네/원혼은 강변을 돌며 통곡하고 있구나” 지은이 장삼현(경원대학 교수)
<양평 민간학살 추모비>
양평읍에는 남한강을 가로질러 강상면과 연결하는 두 개의 교량이 있다. 하나는 1971년 완공된 양평교(楊平橋)로 길이 625m, 너비 12.3m로 일반국도(44호)와 지방도(329호)로 연결된다. 다른 하나는 양평교에서 하류로 약 700m 떨어져 제2 양평대교라고도 하며, 1997년 10월 완공된 양근대교(楊根大橋)로 길이 765m, 너비 12m, 높이 17.9m, 왕복 2차선이다. 국도(6호·37호)와 지방도(88호·98호)로 연결된다. 주변 경치와 조화를 이루기 위하여 교량 중앙부에 용문산을 상징하는 산 모양의 구조물을 세웠다.
<양근대교>
양근강변길 아래 자전거도로를 따라 칼산 옆을 지난다. 칼산(63m)은 양평읍 창대리 남한강 변에 있는 작은 산이다. 칡이 많아 갈산(葛山)이었는데 칼산으로 불린다. 비록 낮은 산이지만 남한강과 어우러지는 풍경은 양평팔경의 하나인 갈산승경(葛山勝景)으로 불릴 정도의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 칼산에는 체육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남한강 변을 따라 조성한 산책로는 남한강 자전거길의 일부이기도 하다. 바로 옆에는 강상면으로 이어주던 양근나루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는 양평대교가 들어섰다.
<양평대교>
예부터 갈산나루로 불리던 양근나루는 강 건너 강상면 교평리로 건너던 나루터로 서울 마포나 뚝섬에서 실은 새우젓이 양근나루로 와서 강원도 홍천이나 횡성까지 마차로 실려 갔다. 조선 중기에는 당쟁(黨爭)이 정점에 이를 때, 혼란한 정치에 등을 돌린 택당 이식(澤堂 李植), 현곡 정백창(玄谷 鄭百昌), 소암 임숙영(疎菴 任叔英) 등이 양평의 남한강(양강)에 모여 도덕적이고 문학적으로 소극적인 저항을 펼쳐 양강(楊江) 삼학사로 부른다.
<양근나루터>
양평생활체육공원을 지나 하천부지로 들어서면 갯버들 우거진 버드나무 군락지가 물결을 이루어 옛 양근 나루터와 궁합을 이룬다. 한양으로 오고 가는 사람들의 애환이 물결 위로 파장을 이루고, 하룻밤 풋사랑을 아쉬워하는 주모(酒母)의 한숨도 섞인다. 강원도 정선 아우라지에서 흘러온 떼꾼들의 거친 숨소리도 들려온다. 그리고 계유정란(癸酉政亂)으로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청령포로 유배(流配) 가던 단종의 장탄식(長歎息)이 시공(時空)을 넘는다. 바로 이곳이 <버드나무 나루께길> 같다.
<갈산공원>
<남한강의 물결>
뚝방 길로 늘어선 벚나무는 벌써 봄기운을 빨아들이는데, 겨울을 준비했던 동아(冬芽)는 포근한 겨울에 발아(發芽)가 제대로 될지 걱정이다. 물살이 느린 하중도(河中島) 부근에는 겨울의 체면을 살리는 양 수면 위로 얼음 조각을 드러낸다. 강 건너 양평군 강상면의 햇살 머금은 동창(東窓)을 바라보며 오랜만에 한가로이 여유도 즐겨본다.
<남한강의 살얼음>
<양평군 강상면의 아침>
흑천 하구를 가로지르는 자전거 전용도로인 현덕교를 지나면 개군면(介軍面) 앙덕리(仰德里)다. 개군면(介軍面)은 개군산의 이름을 딴 면으로 원래 여주시(驪州市) 소속이었으나, 1963년 1월 양평군으로 편입된 지역으로 동쪽은 지평면(砥平面), 북동쪽은 용문면(龍門面), 북서쪽은 양평읍, 서쪽은 강상면(江上面), 남쪽은 여주시에 접한다. 북동부는 추읍산(趨揖山, 583m)이 있어서 고도가 높고 험하나, 남부는 경사가 완만한 구릉지로 되어 있다.
<현덕교>
앙덕리(仰德里)는 남한강과 흑천이 만나는 평야 지대에 있는 농촌 마을이다. 안동 김씨 효문공(孝文公)이 낙향 은둔하여 지역 백성들에게 선정을 베풀어 주민들이 그의 인덕(仁德)을 추앙(推仰)하였다는 데서 유래한 지명이라고 한다. 이의 영향인지 앙덕리 마을회관에는 <견선필행(見善必行, 선을 보면 필히 행하라)>이라는 주련이 걸려 있다. 그리고 남한강 변의 유물산포지(遺物散布地)로써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청동기시대, 원삼국시대 유물들이 발견된 복합유적지다.
<앙덕리 마을회관-2019년10월>
흑천 남안(南安)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면 앙덕리 다음으로 석장리다. 석장리(石墻里)는 남한강으로 이어지는 흑천의 남쪽 기슭 평야지대에 있는 농촌마을로 돌담이 많은데서 지명이 유래하였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조삼리(鳥三里)를 합쳐 석장리가 되었고 1963년 양평군에 편입되었다. 자연마을로는 돌다미, 새샘 등이 있다. 돌다미는 돌담이 많은 마을이라 하여 붙은 지명으로 석장, 돌담으로도 불리고, 새샘은 새 우물을 파니 물이 잘 나온다고 한데서 유래하였다.
<흑천과 남한강의 만남>
석장리를 지나면 옛날 세금창고가 있었던 개군면 공세리다. 공세리(貢稅里)에는 양평해장국[양평해장탕(楊平解酲湯)]거리가 있다. 양평 한우는 조선 시대부터 유명했으며 최근에 와서 더욱 개량되고 발전되었다. 이 때문에 양평에서는 조선 시대부터 소의 내장과 선지를 주재료로 한 양평해장국이 한양 장안에까지 유명했다고 한다. 양평해장국은 매운 고추기름과 고추씨 등으로 얼큰하게 만든 국물에 선지와 각종 내장, 콩나물 등을 넣어 끓여내는 방식이다. 지금도 양평해장국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양평해장국 거리>
양평해장국거리에서 해장국으로 점심을 하고 원덕역으로 방향을 잡는다. <소노문 양평(구 대명리조트)> 후원 입구에 있는 물소리길 제4구간 인증대에서 인증 날인(捺印)을 하고 흑천 원덕교를 건너면 양평읍 원덕리다. 원덕리(元德里)는 흑천이 마을을 따라 굽이굽이 흐른다. 1914년 행정구역통폐합에 따라 원당리, 덕암리, 성산리 일부를 합쳐 원덕리가 되었다. 이곳에는 1949년 11월 5일 개교한 원덕초등학교가 있고, 1939년에 중앙선 간이역으로 설치된 원덕역이 있다.
<소노문 양평 후원>
<원덕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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