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시원(始原)을 따라(여섯 번째-3)
(단양 애곡리-충주 중원탑, 2019년 7월 13일∼14)
瓦也 정유순
온천으로 더 유명한 수안보에서 온천욕을 한 후 곤한 잠을 잤다. 수안보(水安堡)는 문경새재를 넘어 서울로 연결되는 영남대로의 중요한 길목이다. 행정구역도 2005년 4월 충주시 상모면(上芼面)에서 수안보면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달천(達川)의 지류인 석문천(石門川)이 소조령(小鳥嶺)과 지름재에서 발원하여 면의 중앙부를 북서쪽으로 흐른다. 계곡이 깊어서 유역에 평야는 적으나 수회리(水回里) 일대에는 약간의 평야가 있으며 중앙경찰학교가 있다.
<수안보>
옛날 문경새재를 넘어 수안보를 지나 수회리에 다다르면 적보산(積寶山, 699m, 일명 첩푸산) 줄기가 뻗어 내리다가 석문천에 닿아 멈춘 곳에 마당 같이 넓고 평평한 반석을 만들어 놓은 마당바위가 있다고 하여 조반을 마치고 찾았으나 사유지라 철조망이 가로 막혀 들르지 못했다. 연산군 때 충주로 유배 온 문신 이행(李荇, 1478년∼1534년)은 그의 자연대설(自然臺說)에서 “산은 우뚝함도 자연이요. 물이 흘러감도 자연이요. 벼랑이 산수의 형세를 점거하여 독차지함도 자연이요. 오늘 우리가 이곳을 만난 것도 자연이요…”라고 읊었다. 그의 말대로 마당바위를 보지 못하고 돌아섬도 자연이련가?
<마당바위 입구>
<마당바위 안내도>
허탈한 발걸음으로 충주댐이 있는 충주시 동량면(東良面) 조동리로 이동한다. 조동리(早洞里)는 충북 중원군에 속해 있다가 1995년 1월 1일 중원군이 충주시와 통합되어 충주시 동량면 조동리가 되었다. 1985년에 충주댐이 완공되면서 전답 일부가 수몰되었다. 충주에는 삼태극을 이루는 천지인(天地人)에 해당하는 산이 있는데, 지(地)에 해당하는 산인 지등산(地燈山, 535m)이 조동리에 있다. 참고로 천등산(天燈山, 807m)은 충주시 산척면 송강리에, 인등산(人燈山, 666m)은 산척면 영덕리와 조동리에 걸쳐 있다.
<충주댐(안쪽)>
충주댐은 북쪽의 관모봉(628m)과 남쪽의 계명산(774m) 사이의 협곡을 콘크리트로 막은 다목적댐으로 길이 464m, 높이 97.5m로 1978년 6월 착공하여 1985년 10월 완공되었다. 소양강댐에 이어 2번째로 많은 27억 5000만t의 저수능력을 갖추었다. 다만 물 저장 공간은 소양강댐에 이어 두 번째로 27억5천㎡이다. 홍수 조절기능도 하고 있다. 이 댐으로 인하여 거대한 내륙호수인 충주호가 만들어져 호반 관광지가 되었다.
<충주댐 공도와 계명산>
충주댐은 여러 가지로 국내 최대의 기록을 갖고 있다. 우선 콘크리트댐으로 국내 최대이며(국내 제일 큰 소양강댐은 사력댐), 물 공급량도 연간 33억8천 톤으로 소양강댐 보다 훨씬 앞서며, 수력발전 용량도 10만kW의 수력발전기 4기, 조정지(調整池)댐에 6,000kW짜리 2기 등 41만 2,000kW의 시설 용량을 갖추어 연간 8억4천4백만kWh를 공급하고, 우수(雨水) 저장면적도 6,648㎢로 우리나라의 약 6.6%를 차지한다.
<충주댐>
<충주댐 입구>
충주호의 물안개를 뒤로하고 하류로 내려온다. 강변으로는 자전거와 사람이 왕래할 수 있는 데크가 마련되어 있다. 댐 하류로 처음 합류하는 지천이 조동천이다. 조동천(早洞川)은 조동리 인등산(人燈山, 666m)에서 발원하여 남서방향으로 흘러 남한강에 합류하는 한강의 제 1지류인 지방하천이다. 유역의 사방이 산지로 둘러싸여 있으며, 하천연장 3.18km, 유로연장은 5.11km, 유역면적 12.44㎢이다. 조동천 하류 합류지점에는 하루에 400㎥을 처리할 수 있는 하수처리장이 있다.
<데크길>
<조동천>
<맑은물관리센터>
바로 아래로는 조치원에서 제천으로 연결되는 충북선 남한강철교 위로 화물열차가 세월을 실어 나른다. 석기시대 이후 빗살무늬토기·석기류 등이 출토된 ‘조동리선시유적박물관’을 지나 ‘충주자연생태체험관’에 당도한다. 이곳은 충주댐 근처에 있는 자연생태체험관으로 자연생태계보호의식을 고취하고 충주의 연계교육공간과 어린이, 청소년의 생태체험과 교육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자연의 소중함과 충주의 자연생태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자연생태전시관과 수생식물로 꾸며져 있는 수생식물 전시관이 있다.
<충북선 남한강철교>
<충주자연생태체험관>
남한강 변 전망 좋은 언덕에는 ‘풍경이 아름다운 집’이라는 펜션이 기분 좋게 자리했는데, 그 밑으로는 공사가 중단 된 빈 집이 을씨년스럽다. 동구 밖 느티나무는 이런 풍경을 아는지 모르는지 말이 없다. 그래도 강물은 개의치 않고 여울을 만들며 흐르고 또 흐른다. 1930년 김영랑(본명 김윤식)이 “동백나무 잎에 비친 자신의 고요하고 깨끗한 마음을 강물에 비유하여 표현”한 시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가 입술을 비집고 새나온다.
내 마음의 어딘 듯 한 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돋쳐 오르는 아침 날 빛이
빤질한 은결을 도도네
가슴엔 듯 눈엔 듯 또 핏줄엔 듯
마음이 도른도른 숨어있는 곳
내 마음의 어딘 듯 한 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남한강변 전망좋은 곳>
<남한강의 여울>
동량면 용교리 용대마을 앞에는 귀신바위가 있다. 이 귀신바위는 임진왜란 때 의병으로 나선 청년이 신혼생활 중에 출정을 한다. 그의 부인이 남편을 사모한 나머지 눈물을 흘리더니 강변의 높은 바위에 올라 투신하고 만다. 그런 후 하루는 왜장(倭將)이 부하들과 이곳을 지나면서 강 가운데 바위를 바라보더니 갑자기 강물에 뛰어들어 바위를 부둥켜안고 빠져 죽었다. 이는 원통하게 죽은 신부의 원혼이 원수를 갚기 위해 왜장을 죽인 것이라며 왜장이 붙잡고 죽은 바위를 ‘귀신바위’로 부르게 되었다.
<귀신바위>
귀신바위 옆에는 목행교(牧杏橋)가 있다. 이 다리는 목행(牧杏)과 운교(雲僑)마을을 연결하는 다리다. 목행교는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9·28수복 후에 미군이 목교를 건설하여 통행하다가 2차선의 콘크리트교량으로 바뀌었고, 현재는 4차선의 목행대교가 건설되어 함께 사용하고 있어 교량들이 세월의 흐름과 함께 공존한다. 교량 옆 하천부지는 옛날부터 사금을 채취하던 곳이라 하여 ‘금도랑’이라 부르던 곳이었으나, 지금은 농경지가 정비되어 도랑에는 석축과 옹벽을 설치하여 유실을 방지하고 있다.
<옛 목행교>
목행교를 건너면 충주시 목행동이다. 1914년 충주군 북변면에서 충주군 읍내면으로 편입되어 목수동·행정리·미력리·지탄리의 각 일부를 병합하고, 목수동과 행정리의 머리자를 따서 목행리라 하였다. 목수(牧水)는 옛날 충주목의 북쪽 물가라는 뜻이며, 행정(杏亭)은 목수 서남쪽에 있는 마을로 옛날에 큰 은행나무가 있어 은행정이라고도 하였는데, 이 은행나무는 한국전쟁 때 불타 없어졌다고 한다. 이곳에는 충주비료공장이 1970년대 후반까지 위치하여 우리나라 공업화의 기틀이 되었던 곳이다.
<목행동유래비>
목행교 남단 하천부지는 ‘충주호파크골프장’이 조성되어 백구(白球)를 날린다. 강변으로는 ‘탄금호 순환자전거길’이 잘 정비되어 있으며, 길 따라 ‘무술공원 숲’이 조성되었다. 이 숲은 아름다운 수변생태공간을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준다는 <4대강 희망의 숲> 사업의 일환으로 주민 자발적 참여로 조성되었다. 또한 ‘무성한 나무와 풍족한 물줄기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강변’처럼 모두의 화합을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파크골프장>
<무숳공원 숲>
순환자전거길이 탄금대가 있는 대문산과 만나는 지점에는 ‘충주세계무술공원(忠州世界武術公園)’이 무술을 테마로 만들어져 있다. 이는 남한강 일대의 관광지 조성과 충주시가 택견의 본고장임을 알리기 위해 조성되었다. 총 부지면적 617,000㎡ 규모의 공원으로 주요시설로는 인조잔디 축구장, 어린이놀이시설 라바랜드, 야외공연장, 세계무술박물관 등이 있다. 유네스코(UNESCO)가 공식 후원하며 전 세계 39개국 47개 세계무술연맹 단체들이 참여하는 충주세계무술축제가 1998년부터 매년 이곳에서 개최된다.) -->
<충주세계무술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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