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탄소(炭素)이야기

와야 정유순 2022. 1. 13. 21:04

탄소(炭素)이야기

瓦也 정유순

  무덥던 여름 어느 날 제주 발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한라산을 뒤로 멀리하고 남해 바다를 건너 서해 연안을 따라 북상하다가 비행기 차창 밖으로 바라본 서울 하늘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뜨거운 햇볕이 내려 쬐는 한낮이었는데 서울 하늘은 마치 흐릿한 비닐로 덮어 놓은 거대한 온실(비닐하우스) 같았다

<기후시스템의 구성 및 작용-네이버지식백과 캡쳐>

 

  비행기가 착륙을 위해 활주로를 향해 내려올 때 두꺼운 온실 벽을 뚫고 돌진하는 양 그날따라 소음(騷音)은 고막을 무섭게 때린다. 비행기에서 본 서울의 하늘은 푸른색과 노란색 그리고 붉은색이 반죽이 된 흐린 색깔로 하늘에 경계선을 그려 놓은 듯 막을 치고 있었다. 그 안은 얼마나 뜨거울까? 과연 공항 밖에 나오자마자 땀이 등줄기를 타고 내려온다

<태양열과 온실가스(온실효과)-네이버지식백과 캡쳐>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눈앞의 빌딩들이 안개 속에 가려져 아른거린다. 그러나 안개는 아닌 것 같다. 아마 날이 더워 땅에서 올라온 수증기와 자동차, 공장 등에서 내뿜는 연기와 가스 그리고 건물에서 나오는 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일어나는 현상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스팔트에서 뱉어내는 복사열(輻射熱)은 그 농도를 더 짙게 가중 시킨다

<화력발전소-네이버지식백과 캡쳐> 

 

  그래서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더 빠르게 녹고 바닷물 온도도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물의 비중도 높아져 수위가 낮은 섬들은 바다에 잠기고 있다. 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동식물은 멸종 위기를 맞거나 서식지를 옮긴다. 즉 환경의 변화로 생태계의 균형이 파괴된다는 것이다. 생물 종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 것과 연계된 다른 생물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데,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북극곰과 빙하-네이버지식백과 캡쳐>
 

  기후변화로 인한 태풍과 홍수, 한파 등은 사람이 사는 도시를 망가뜨린다. 이런 피해가 커질수록 온실가스를 구성하는 주요 인자인 이산화탄소에 쏠리는 시선은 곱지 않다. 날이 갈수록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고 지목을 받아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탄소중립이 온 세상의 화두가 되어버렸다

<물에 잠긴 미국의 뉴올리언스-네이버지식백과 캡쳐>
 

  탄소중립(炭素中立)을 실행하는 방안으로는 첫째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상응하는 만큼의 숲을 조성하여 산소를 공급하거나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무공해에너지인 태양열·태양광·풍력 에너지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하는 방법과, 둘째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상응하는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는 방법 등이 있다. 탄소배출권이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돈으로 환산하여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탄소배출권을 구매하기 위해 지불한 돈은 삼림을 조성하는 등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늘리는 데에 사용된다

<흑연의 원자구조-네이버지식백과 캡쳐>
 

  그러나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를 자원으로 활용하는 등 새 용도를 찾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산화타소를 탄산화합물로 만들어 인공뼈를 만든다든가 칼슘보조제 등의 의료용품은 물론 플라스틱이나 제지, 고무, 시멘트, 페인트, 치약 등의 공업용 재료로도 활용하고, 클로렐라 같은 미세 조류로 바이오 디젤을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는 방안이다

<다이아몬드 원자구조-네이버지식백과 캡쳐>
 

  바다나 강 등에 살고 있는 미세 조류는 수만 종에 이르는데 이중 수백 종이 바이오 디젤 생산용으로 연구되고 있다고 한다. 햇빛과 이산화탄소만 공급하면 쑥쑥 잘 자라기 때문에 고갈 염려가 없다는 게 큰 장점이며, 이와 더불어 미세 조류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므로 공장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도 처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어느 딸기 농가에서는 이산화탄소 강화재배법을 적용해 딸기의 생산량을 늘리고 품질도 향상시켰다는 소식이다

<해변의 이끼류>

 

  지구온난화의 주범 이산화탄소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탄산가스로 불리는 이산화탄소(CO)는 탄소를 함유한 물질이 타거나 동물이 호흡할 때, 식물이 광합성 할 때 생긴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지구복사 에너지를 차단하여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17세기 벨기에의 의사, 화학자, 자연철학자, 신비사상가인 헬몬트(15791644)가 이산화탄소를 발견하였다. 20세기 중반에는 액체로 시판되었는데, 액화 이산화탄소를 드라이 아이스라고 한다

<드라이아이스-네이버지식백과 캡쳐> 

 

  공업적으로 응용분야가 많으며, 냉매, 소화기, 구명뗏목과 구명조끼가 물에 뜨도록 하는 데, 숯을 말리는 데, 거품고무와 거품수지를 만드는 데, 온실에서 식물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등에 이용한다. 수소나 탄소와 함께 가열하면 일산화탄소로 전환되며, 이산화탄소가 암모니아와 반응하여 비료와 플라스틱의 중요한 성분인 요소(尿素)가 된다

<숯-네이버지식백과 캡쳐>
 

  그러면 이산화탄소를 구성하는 주요 원소인 탄소는 무엇일까?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탄소(C)는 숯이며 그 다음으로 많이 접할 수 있는 것이 연필의 원료인 흑연이다. 최고의 보석으로 대접 받고 있는 다이아몬드의 성분도 탄소다. 흑연(黑鉛)은 탄소의 동소체 중 하나로 육방정계(六方晶系)의 결정 구조를 갖는 광물로 석묵(石墨)이라고도 한다. 화학성분은 순수한 탄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다이아몬드와는 결정 구조만 다르다

<흑연-네이버지식백과 캡쳐>
 

  탄소는 생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원소로 생물체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화합물의 골격이 된다. 단백질이나 탄수화물 등 생물체에 필요한 화합물은 모두 탄소화합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탄소를 포함하는 화합물의 총칭을 유기화합물(有機化合物)이라고 하고, 탄소를 포함하지 않는 화합물은 일반적으로 무기화합물(無機化合物)이라고 불리나, 탄소의 동소체나 이산화탄소 등의 금속탄소염은 탄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예외적으로 무기화합물로 분류된다

<다이아몬드-네이버지식백과 캡쳐>
 

  탄소(炭素)는 우주에서 수소, 헬륨, 산소 다음인 네 번째로 많은 질량(質量)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각에서는 15번째로 풍부한 원소다. 또한 탄소는 모든 생명체를 이루는 기본 구성 요소로, 우리 인체의 무게를 분석했을 때 산소 다음으로 많은 질량(18%)을 차지하고 있다. 그 외에도 탄소는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 형태로 존재하며, 금속염의 형태로 지각에 존재하기도 한다. 생명체 외의 물질 중 고분자나 화석 연료 등에도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우리의 주변과 삶을 구성하는 기본 원소라고 할 수 있다

<숯 가마-네이버지식백과 캡쳐>

 

  또 활용 범위가 넓은 이유는 탄소는 결합을 최대 4개까지 안정한 형태로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탄소는 복잡한 형상을 하며 거의 무한한 종류의 화합물을 만드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탄소의 원자가 가진 전자의 수 때문이다. 전자가 최대 8개 들어가는 L껍질에 4개의 전자가 배치되어 있다. 하지만 원자는 최외각전자(最外殼電子)에 최대 수의 원자가 들어오는 것으로 안정해지기 때문에 탄소는 나머지 4개의 원자가 필요하다

<전자껍질과 에너지준위-네이버지식백과 캡쳐>
 

  이렇게 탄소의 원자가가 4이기 때문에 탄소끼리 공유결합을 만들며, 게다가 수소 원자나 산소 원자와 결합하는 것으로 여러 가지 성질의 분자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다른 원소들은 결합의 개수가 더 적거나, 더 많이 형성한다 해도 탄소만큼 이루어진 구조가 안정하지 못하다. 참고로, 규소가 탄소와 같은 족에 속하면서 규소가 탄소와 같이 다양한 결합을 생성하지 못하는 이유는 원자의 크기가 탄소보다 크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네이버지식백과 캡쳐>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조절하기 위해 탄소중립(炭素中立)운동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를 막으려고 이산화탄소는 무조건 줄여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이산화탄소의 재발견으로 세상 모든 것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새로운 역할을 찾았으면 한다. 그 이유는 생명체 구성의 근원인 유기체가 존재하는 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는 계속 생성하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네이버지식백과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