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물은 신화(神話)다

와야 세상걷기 2016. 9. 8. 22:36

물은 신화(神話)다

瓦也 정유순

  물은 과연 어떻게 만들어 질까? 이에 대한 답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만들어 지는 과정을 추측할 뿐이다.

  “태양계가 형성 될 때 그 중심에 뜨거운 불덩어리가 태양으로 만들어 지고, 나머지 남은 가스와 먼지가 모여 지구나 다른 행성으로 되었는데 불덩어리의 지구가 식으면서 물의 원료가 되는 수소가 포함하여 수증기로 변해 구름으로 모였다가 비를 내려 지금의 물이 되었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원래 물은 지구의 물질이 아니고 우주에서 많은 양의 얼음덩어리들이 지구의 인력에 의해 떨어지면서 태양열에 증발되어 기체로 되었다가 지구의 대기권에 들어오면 공기에 섞여 얼음입자인 구름으로 되어 바람타고 떠다니다가 비나 눈으로 변하여 지상으로 떨어져 물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검룡소-한강의 발원지>

  이런 것들은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럴싸한 설명일 뿐 정답은 아닌 것 같다. 항상 우리와 가깝게 같이 있으면서도 그 정체를 알 수 없고, 우리의 생명을 주관하면서도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신비한 물질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그런지 물을 분해하여 수소나 산소를 분리해 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보았어도, 수소와 산소를 결합하여 물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기억이 없다. 물을 만드는 것이 인위적으로는 불가능한지도 모르겠다. 또는 물은 손쉽게 얻을 수 있어 수고스럽게 노력을 들일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안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검룡소-한강의 출발>

  물이 없는 세상은 모든 생명이 존재 할 수 없는 세상이다. 우리는 물에 대하여 너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는데 비하여 모르고 궁금해 하는 것이 있다. 아니 물의 근본부터 모르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얼음은 물이 얼어 무거운 고체가 되었는데 물위에 뜨는 이유? 수많은 물질들을 물속에 녹이려고 하는 이유? 종이나 천의 끝을 물에 담그면 중력과 상관없이 물이 퍼지는 이유? 등이다. 과학자들이 연구 끝에 많은 법칙을 발견하고 학설을 발굴하여 ‘물질의 구성분자와 입자’라든가 ‘모세관현상(毛細管現象)’이라는 것으로 이해가 가능하도록 설명하고 있지만 근본을 이해하는 데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

<황지-낙동강발원지-네이버지식인에서캡쳐>

  처음 구름이 만들어 졌던 과정은 신비(神秘)속에 묻어두고, 구름에 의하여 물(비)이 떨어져 땅을 촉촉이 적시면서 서서히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수가 되고 샘으로 솟아나와 강으로 흘러 들어간 물은 바다에 모여 태양열에 의해 수증기로 하늘로 올라가 구름으로 만들어 졌다가 다시 물(비)이 되어 땅으로 떨어지는 순환과정을 거친다.

<뜬봉샘-금강발원지>

  이 과정에서 물은 지구에 있는 많은 물질들을 태양에너지와 함께 광합성(光合成)시켜서 녹조(綠藻)를 포함한 녹색식물들을 만들어내 산소를 방출하게 하여 생물이 살아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든 것 같다. 또한 산소는 대기권으로 올라가 태양의 자외선 피해를 보호해주는 생명지킴이 오존층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데미샘-섬진강발원지>

  많은 물이 담겨 있는 호수나 댐 저수지 등은 아무리 얼음이 꽁꽁 얼어도 밑바닥까지 얼지 않고 수면만 얼어 물속에 사는 생물들이 활동을 하며 겨울을 지낸다고 한다. 아마 얼음이 물에 가라안지 않고 물위에 떠서 추위를 막아주는 것 같다. 물의 비중(比重)이 섭씨 4도를 유지할 때 제일 무겁다고 하는 데 아마 호수 등의 아래 부분에 있는 물은 비중이 가장 무거운 상태를 유지하여 아무리 추워도 얼지 않고 수면의 얼음이 밑으로 가라안지 않게 작용을 하여 물속의 생물들을 안전하게 보호함으로서 수중생태계 를 유지하는 것 같다. 이러한 현상은 남극과 북극의 빙산이 바다에 떠있고 그 밑에 생물들이 살고 있는 것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할매할애비바위-서해안의 겨울>

  전자부품회사나 제약회사에 가보면 고도의 정밀을 요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물질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가장 순수한 물을 사용해야 한다. 그런 순수한 물을 만들기도 힘들거니와 만들었다 해도 보관에서 사용하기까지 세심한 주의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물의 순수정도에 따라 만들고자 하는 제품의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물은 어떠한 물질이던 접촉만 하면 그 성분을 가리지 않고 녹여 들이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강의 아침-물비늘>

  이러한 물의 속성 때문에 세상에 존재하는 각종 원소는 물론 모든 생물의 자양분(滋養分)이 되는 물질들을 다 함유하고 있어 생명을 공급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물이 없으면 어떤 물질이라도 녹아들어 갈 수가 없고 생명의 순환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물은 생명의 힘이고 생명의 에너지 그 자체이다.

<섬진강의 생명-두꺼비의 사랑>

  어렸을 때 물이 졸졸 흐르는 도랑을 건너다가 물에 빠져 발목을 적신 적이 있다. 분명 발목까지만 젖었는데도 물기는 바지를 타고 무릎 가까이 와 있었다. 그때는 궁금하지도 않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쳤는데 나중에 중학교에 다니면서 과학시간에 모세관현상(毛細管現象)의 원리 때문에 그랬구나 하고 깨달은 적이 있다.

<서화천(소양강지천)의 풍경>

  대체로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 보통이고 중력(重力)에 의하여 물질들은 지구중심으로 모여지게 되어 있다. 그러나 물은 다른 물질 속으로 스며들어 녹이려는 속성 때문에 ‘중력의 원리’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 신비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물에 대하여 너무 잘 아는 것처럼 쉽게 말하는데,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너무 많은 것 같다. 그 많은 물이 어떻게 생성 되었고, 바다나 강에서 그 힘을 유지하고 있는가? 물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그 누구도 속 시원하게 대답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더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답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물에 대한 정확한 답은 나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은 생명의 중심을 잡아 주는 어머니이기 때문에 신비스러울 따름이며 경외(敬畏)의 대상이다.

  앞으로도 당신의 이야기는 영원히 깨지지 않는 신화(神話)일지니… 

<섬진강 요강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