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용도와 쓰임새에 따라 달라지는 물

와야 정유순 2022. 7. 13. 00:39

용도와 쓰임새에 따라 달라지는 물

瓦也 정유순

 

  인체에 수분이 2%가 부족하면 우리는 갈증을 느끼고 5%가 부족하면 심한 갈증과 탈수 현상으로 목숨을 부지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결국 물이 없으면 사람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들이 목숨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도대체 물이 무엇이길래 생명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것일까? 물은 수소 두 개와 산소 한 개의 화합물로 무색·무취·무미의 액체로 이루어진 것으로 독자적인 모양을 만들 수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고체인 얼음으로 변하고 기온이 뜨겁게 올라가면 수증기 형태의 기체로 유지된다

<고흥 녹동항의 일출>
 

  그러나 물은 순수 그 자체로 남아 있기를 거부한다. 다른 물질을 끌어들여 물속에 녹여버리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물에 다른 물질이 들어오면 그 물질을 녹여서 물과 같은 형태로 녹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로운 물질이 녹아 들어오면 이로운 물 또는 깨끗한 물이 되고, 해로운 물질이 녹아 들어오면 해로운 물 또는 더러운 물이 되는 것이다

<낙동강(봉화) 얼음>

 

  또한 물은 고정된 형체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움직여야 한다. 움직이지 않으면 물속에 녹아 있는 물질이 썩어서 썩은 물이 되고 만다. 흐르는 물은 깨끗한 맑은 물로 살아있는 물이 되고 고인 물은 더러워져 죽은 물이 되고 만다. 그리고 물은 움직이려는 속성 때문에 어떤 물건이던 짐을 나르는 자연의 화물차 역할을 한다. 그래서 물은 자연에서 뿜어내는 위대한 에너지원이 된다. 생명 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의 밑 바탕에는 물이 있어야 한다

<섬진강 요강바위>

 

  사람의 몸은 70%가 물이다. 태아가 최초로 형성되는 수정란 때에는 99%가 물이고 막 태어났을 때에는 90%, 성인으로 성장하면 70%를 유지하다가 노년이 되어 죽을 때가 되면 50%정도가 된다고 한다. 이러한 인체에서 물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볼 때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금강(영동)의 아침>

 

  건강이 나쁜 대부분의 사람들도 몸속의 물의 흐름, 즉 피의 흐름이 막히거나 원활하지 못할 때 병이란 이름으로 그 증상을 나타낸다. 심장혈관의 흐름이 막히면 심장병이 되고, 뇌혈관의 흐름이 막히면 뇌졸중(腦卒症) 등의 병이 되듯이

<동강의 한반도 지형>

 

  물은 태초(太初)부터 존재하여 모든 생명이 잉태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목숨이 태어나고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해 주고 있다. 그래서 물은 생명의 역사다. 물은 수소 두 개와 산소 한 개의 화합물로로 단순하게 이루어진 액체와 같이 생각되나 그 속에 녹여 담고 있는 물질의 세계는 대자연의 만물을 생성하고 기르는 신비한 힘을 갖고 있다

<백련>

 

  그러나 물은 그 자체로서 독자적인 모양을 만들 수 없고 자기의 뜻에 따라 역할을 하거나 쓰여 지지 않는다. 물을 담고 있는 그릇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고 물을 사용하는 용도에 따라 그 쓰임새가 시시각각 달라진다. 아침 이슬을 꿀벌이 먹으면 꿀을 만들고 독사가 먹으면 독을 만들어 내듯이… 

<대왕암>

 

  물은 항상 내 몸속에 있고 내 주변에 있어 우리와 생활을 같이하고 있는 존재다. 그래서 물은 우리의 습성과 우리의 삶, 그리고 우리의 문화와 우리의 역사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릇에 물을 담아 바라보고 있으면 물은 내 마음 속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물은 내 마음의 거울이다. 내가 비춰 주는 대로 보여준다. 나쁜 마음을 가지면 나쁜 마음으로, 좋은 마음을 가지면 좋은 마음으로 우리에게 보여 준다

<한강과 섬강의 만남>

 

  항상 내 삶 속에 같이 있으면서도 실체가 없고, 삶 속에 없는 것 같으면서도 실체가 있는 그런 존재이다. 일찍이 불경의 하나인 반야심경(般若心經)에서도 말하지 않았는가.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이라고. “눈에 보이는 것은 실체가 없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실체가 있다… 

<섬진강 두꺼비바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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