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고군산군도 도보여행(2)

와야 세상걷기 2016. 10. 4. 23:49

고군산군도 도보여행(2)

(2016101)

瓦也 정유순

   육지에서 보면 바다 위에 여러 산()들이 무리()지어 보인다하여 군산(群山)이었던 곳에 조선 태조가 왜구의 침략을 막기 위해 수군진영을 설치하였고, 왜구들은 이를 우회하여 육지로 들어오자 세종은 금강하구인 진포라는 곳으로 수군진영을 옮기면서, 그곳이 군산이 되었고 원래 군산이었던 이곳은 앞에다가 옛 고()자를 붙여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로 이름이 바뀌었다. 고군산군도는 신시도, 무녀도, 선유도 등 63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중 16개의 섬에 사람이 살고, 행정구역은 군산시 옥도면에 소속되어 있다.

<고군산군도 지도>

   지난 5월 초 고군산군도 도보여행을 왔다가 공사 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신시도 월영산만 다녀왔다. 가을비가 주적주적 내리는 가운데 예정시간보다 조금 늦게 신시도초등학교에 도착하여 여장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연도교(連島橋)가 개통 된 무녀도로 출발한다. 신시도(新侍島)는 고군산군도 중 제일 큰 섬으로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된 후 무녀도와 선유도 등으로 가는 거점 역할을 한다.

<신시도초등학교>

   고군산군도 연결도로는 경기도 화성의 매향리사격장을 군산 남서쪽 63지점에 위치한 직도로 이전하여 사격장을 만들면서, 이에 따른 보상차원으로 고군산군도 주민의 교통편의를 제공하고, 새만금방조제와 연계하여 해양관광지 개발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고군산대교 입구>

   신시도와 무녀도를 연결하는 현수교(懸垂橋)의 높이 솟은 탑은 양쪽으로 줄을 던져 다리 양쪽 끝을 힘껏 잡아 댕긴다. 날씨가 흐려 쪽빛 바다는 기대를 안했지만 바다 건너 보이는 섬들은 바다를 떠돌다 멎은 것처럼 고요한데, 유람객을 태운 어선은 신바람을 내며 바다를 가른다. 비를 맞으며 도로 끝이라고 표시된 지점에서 좌측 아래 구불 길로 접어드니 무녀도다.

<현수교 탑>

<유람 어선>

   무녀도(巫女島)는 이 섬의 주산인 무녀봉 앞에 장구모양의 장구섬과 그 옆에 술잔모양의 섬이 있어 마치 무당이 굿을 할 때 너울너울 춤을 추는 모습과 같다하여 무녀도라 하였다. 무녀도에는 열심히 서둘러 일을 해야 살 수 있다라는 뜻의 서드이(1)’모개미(2)’마을로 나누고, 섬 안에는 모감주나무 군락지와 섬의 전통적인 장례형태를 재현한 초분공원과 몽돌해변이 볼 만하다고 한다.

<무녀도 어항>

   무녀도 초입에는 썰물로 배를 띄우지 못한 어선들이 한가로이 정박해 있고, 해식(海蝕)작용으로 굴처럼 안으로 들어간 새로 무늬 형상과, 자연이 아니면 도저히 흉내도 낼 수 없는 바위들의 형상들이 극치의 예술을 뽐낸다. 그리고 청나라 사람이 변발(辮髮)한 양 외로운 바위섬은 머리칼을 우뚝 세우고 물새를 기다린다.

<새로 무늬의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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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부리 바위>

<외로운 바위섬>

   주말을 맞아 고군산군도를 찾아온 여행객도 많이 있지만 특히 가족단위로 자전거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이 유독 눈에 띤다. 갓난아이 티를 벗은 어린아이는 아빠자전거에 달린 보조유모차에 앉아 편안하게 아빠를 따라 함께 달리고, 이들을 환영이라도 하듯 무녀도초등학교 담벼락 아래에는 맨드라미가 활짝 피었다.

<자전거 가족>

<무녀도초등학교>

<맨드라미>

   무녀도초등학교를 지나 동구 밖으로 빠져 나가니 선유도로 연결되는 인도 겸용 자전거다리인 선유교 옆으로 붉은 아치를 그리며 서있는 선유대교가 한창 공사 중이지만 그 위용은 주변을 압도한다. 선유교를 건널 때는 수년 전에 친구부부들과 배를 타고 들어와서 2인용 자전거를 타던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공사중인 선유대교>

<선유대교 들어서기 전 선유교-네이버두산백과 캡쳐>

   원래 군산도(群山島)라고 불리었고 신선이 놀았다는 선유도(仙遊島)는 고군산군도의 대표적인 섬으로 선유팔경을 볼 수 있는데, 일몰이 아름다운 선유낙조, 유리알처럼 투명하고 고운 모래가 펼쳐진 명사십리 해변, 많은 비가 내리면 78개의 물줄기가 장관을 이룬다는 망주봉폭포, 기러기 한 마리가 백사장에 날아와 앉은 형상의 평사낙안4경은 선유도 안에서 볼 수 있는 풍경들이고

<명사십리 해변>

<망주봉>

   무녀도와 선유도 사이의 서쪽의 무인도가 세척의 돛배가 귀향하는 것 같은 삼도귀범, 바로 옆 섬 장자도에서 고기잡이하는 배들의 휘황한 불빛의 장자어화, 동쪽의 신시도 월영봉 가을의 월영단풍, 방축도 말도 등 선유도를 둘러 싼 열두 섬의 봉우리형상이 병사의 모습과 흡사한 무산십이봉4경은 주변에서 선유도와 함께 조화를 이루는 경치들이다. 그러나 사방으로 뻗은 나뭇가지가 기러기 형상이라 4경인 평사낙안의 팽나무는 명을 다해 사라졌다고 한다.

<장자도>

<신시도 월영봉>

   선유교를 지나 선유도항 쪽으로 내려가는데 허리가 반쯤 구부러진 할머니 한 분이 올라오시길 레 사람이 많이 찾아와 좋으시겠다고 했더니 누가 오라고 해서 오는 거여?” 하시며 손사래를 친다. 언뜻 선유도로 자동차가 들어오는 것을 주민들이 싫어한다는 보도기사가 생각난다. 찾아오는 사람은 호연지기(浩然之氣)해서 좋고, 이를 맞이하는 주민들은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 새로운 정을 나누는 상생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

<선유도연안여객터미널>

   선유도항 부근에는 사람과 차량이 북적거린다. 선유도보건소 앞 광장에서 밥 차가 마련한 점심으로 오전을 마감하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제방(堤防)을 두드리던 파도도 잠시 휴식을 취하는지 조용하고, 오락가락하던 빗방울도 조용하다.

<선유도보건지소>

   최근 선유도의 명물로 떠오르는 스카이라인(일명 zip라인) 건물이 45미터(12) 높이의 위용을 자랑한다. 11층은 전망대이고 12층은 하강장(下降場)으로, 이곳에서 출발하여 외줄타기로 조그만 솔섬 700m까지 가는 코스로, 줄을 타고 내려가는 소리가 스릴을 안겨준다. 솔섬에서는 백사장방조제 까지 데크교량으로 연결되어 있다.

<스카이라인>

<스카이라인 타기> 

   그리고 방조제 밑으로 선유 제2경인 명사십리 해변이 장관을 이룬다. 해수욕 시절은 이미 지났지만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고 싶은 욕망은 숨길 수 없다. 망주봉 아래로 하여 선유3구 마을 앞에서 일부 사람들은 대봉전망대로 올라가고 우리는 해변을 따라 몽돌해수욕장으로 간다.

<몽돌로 가는 해안 길>

 해안으로는 밀물이 밀려오고 파도소리는 점점 커진다. 언젠가 선유도에서 무료한 저녁시간을 때우기 위해 찾았던 속 다르고 겉 다르다는 노래방!’이 반갑게 인사하는 것 같다. 남악마을 언덕을 넘으면 몽돌해수욕장이 나온다. 아주 작은 해변이지만 몽돌의 속삭임은 예사롭지 않다.

<몽돌>

<몽돌해변에서>

  대봉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남악마을에는 펜션이 여러 채 보인다. 그리고 어느 집은 밀파소라고 간판을 걸어 놓았는데 이는 밀려오는 파도소리의 줄임 말이라고 옆에 친절하게 설명해 놓았다. 유독 그곳의 파도소리는 빠져 나가는 소리가 아니라 밀려오는 소리 같다.

<펜션> 

   갔던 길을 다시 되돌아 나오는데 젊은 아낙은 막 잡은 조개를 손질한다. 생김새가 백합 같이 생겨서 혹시 백합 아니냐고 아는 척 하며 물었더니 바지락이라고 대답하여 약간 머쓱해진다. 바지락은 겉모양이 싱싱하고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해안가 대봉산 자락에는 항암제로 더 알려진 꾸지뽕 열매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좀작살나무와 잎으로 망개떡을 하는 청미래덩굴도 실한 열매를 맺는다.

<바지락>

<꾸지뽕>

<좀작살나무>


<청미래덩굴> 

   망주봉(望主峰)은 선유도를 대표하는 상징이다. 해발 152의 낮은 바위산이지만 선유도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는 들어오면서부터 나갈 때까지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려도 금방 눈으로 들어오는 바윗덩어리이다. 망주봉이란 이름은 옛날 이곳 선유도에 유배된 충신이 매일 산위에 올라 한양에 계신 임금을 그리워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또는 천년 임금을 기다리다 바위가 되었다는 부부이야기도 전한다. 무녀도 도로 끝지점까지 돌아 나오는 동안 망주봉은 잘 가라고 끝까지 배웅한다.


<무녀도에서 본 망주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