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성남누비길-태봉산길

와야 세상걷기 2017. 2. 3. 23:02

성남누비길-태봉산길

<2017. 2. 2, >

瓦也 정유순

   성남누비길 제5구간 태봉산길 트레킹을 위해 서둘러 길을 나선다. 태봉산은 분당을 중심으로 서쪽에 있는 산으로 지하철 분당선 오리역에서 출발하여 동막천 하천 길 상류를 따라 경부고속도로 금곡교를 지나 성남시 분당구 동원동 부수골 등산로 입구에서 가볍게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눈길로 들어간다.

부수골 어느 집 앞에는 향나무를 맞절 시키는 모습처럼 아치형을 만들어 놓은 것이 눈길을 끈다.

<동막천 상류>

<향나무 아치>


   태봉산(太峯山)은 한국지명총람(1985)과 성남시사(1993)에 따르면 조선 인조의 태()가 묻혀있다 하여 태장산 또는 태봉산이라고 부른다. 태봉산은 풍수지리상 길지로 여겨져 산의 정상부에는 세조 때 정난공신과 좌익공신에 오른 이예장의 묘와 고종 때 이조판서를 지낸 이흥민의 묘가 있다고 한다.

<성남누비길 이정표>

<태봉산 입구>


   그러나 운제산과 안산을 지나 태봉산에 올 때 까지 태봉산 설명문에 나와 있는 흔적들은 흰 눈에 덮여서 그런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설명문에는 태봉산의 높이가 173.2로 표시되어 있어 가볍게 생각하였으나 정상의 나무푯말에는 318로 기록되어 있다. 어느 것이 맞는지 모르지만 누구든 이 산을 찾아오는 사람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성남누비길을 운영하는 기관의 책임이거늘 성실한 관리의무가 결여된 것 같다.

<태봉산길 설명>


   태봉산으로 가는 어느 지점에는  ‘헤리티지삼거리라는 푯말이 있는데 초행길인 도반들에게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라 아쉬웠다. 또한 구간표에 표시되어 있는 거리도 실제거리와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더욱이 태봉산에서 남서울파크힐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은 푯말이 분명치 않아 잘못하면 엉뚱한 방향으로 들어가 길을 잃어버릴 것만 같다.

<헤리티지삼거리 푯말>

<태봉산 가는 능선>

<태봉산 정상>

<분당아파트-태봉산 정상>

   남서울파크힐 단지 밑으로 내려와 단지 앞으로 하여 중장비 차들이 쌩쌩 달리는 포장도로를 따라 짧게 걸어 올라오지만 차가 지날 때마다 몸이 사려진다. 다시 응달산을 향해 발을 옮긴다. 응달산(325)도 이름만 있지 산 이름에 대한 유래나 어떠한 설명이 없다. 그래서 필자는 응할 응()자에 통달할 달()자를 써서 세상일에 막힘없이 응하는 산으로 생각해 본다.

<남서울파크힐 옹벽과 도로>

<응달산 이정표>


   그러나 소리 나는 음 그대로 응달진 곳이 많아서 정상을 지나 내려오는 구간에는 태봉산 보다 눈이 덜 녹아 쌓인 눈이 더 많다. 숨 가쁘게 올라 정상이 어디인지 모르게 지나치며 서울용인간 고속도로가 터널로 지나는 운중고개로 내려온다. 고갯길 좌측으로 돌아가면 어린이환경전시관(캐니빌리지)이 있는 석운동이다.

<응달산길>


   다시 출입금지 표시가 있는 푯말을 지나 우측 능선으로 올라간다. 능선 주변 좌측에는 어느 군부대가 있는지 이중으로 설치된 철조망이 위압감을 주고, 우측으로는 민간 사유지로 또 다른 철조망이 주변을 매우 답답하게 한다. 마치 몹시 가파른 능선을 철조망과 철조망 사이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어려운 형국이다.

<하오고개로 넘어가는 일명 영심봉>


   눈이 녹아 맨살이 나온 곳은 질퍽한 흙이었고, 눈이 쌓인 곳은 미끄럼틀이다. 조금만 길에서 벗어나면 원형철조망에 옷이 걸린다. 데크로 계단이라도 만들어 놓으면 좋으련만고개 정상에는 난시청 해소를 위한 KBS운중TV방송중계소가 있는 곳(일명 영심봉이라고도 함)으로 고도계에는 해발370로 표시된다. 가쁜 숨을 진정하고 의왕시 바라산과 청계산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우측 하오고개 쪽으로 내려오는데, 이곳의 경사는 절벽에 가깝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누군가가 눈 위로 몸 썰매를 타고 갔는지 자국이 선명하다.

<방송중계소 탑>

<중계소 탑 제원>

<바라산과 하오고개 이정표>

   미끄럼 타듯 내려오면 오늘의 종착지인 하오고개가 나온다. 하오고개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과 의왕시 청계동의 경계로, 성남에서는 하오개 또는 화의고개 등으로 불리고, 의왕 쪽에서는 학고개 또는 학현으로 불린다. 지형이 학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 학현은 조선 말기 천주교신자들이 조정의 박해를 피해 숨어 살았던 곳으로 의왕시 청계동에는 지금도 학현성당이 있다. 하오개에서 동쪽으로는 운중동을 지나 판교로 가는 방향이고, 서쪽으로는 의왕시 청계동 안양시립청계공원묘원을 지나 안양 인덕원으로 가는 방향이다.

<성남누비길-하오개고개 >

 <하오개고개 육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