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晩秋)
만추(晩秋)
瓦也 정유순
아침 일기예보는
오후 늦게부터
가을비가 내린다고 한다
이미 단풍은 물들대로 물들어
떨어지기 시작한지 오래되었지만,
그래도 애처롭게 매달려 있는
마지막 잎 새라도 보고 싶어
서울대공원으로 어슬렁거린다.
<서울대공원 입구>
지하철역에서 내려
대공원 방죽 길을 따라 나서는데
아직도 많은 낙엽들이 매달려 있다.
<서울대공원 방죽>
<서울대공원 입구 단풍>
군무(群舞)가 끝난 홍학은
단풍 그늘 아래 망중한이고
<서울대공원 홍학>
낙엽이 삼림욕장 길을 따라
골드카펫을 깔면
봄소식을 맨 처음 알리던 산수유도
계절의 끝자락을 부여잡느라
온몸 붉혀가며 용을 쓴다.
<서울대공원 산수유>
청계산 망경대를 마주보고
시인 이형기는 “낙화”라는 시에서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이하생략)”
라고 피를 토한다.
<청계산 망경대>
들어설 때와 나갈 때를 분간 못하고
더욱이 때가 되면 돌아설 줄 모르고
욕심의 끈을 놓지 못하는
우매한 군상을 향해 포효한다.
<이형기의 낙화 시목>
마주보는 관악산도
요즈음 안개정국처럼
희미하게 모습만 보일 뿐
정체가 아련하다.
하기야 가까이 있는 것도
분간 못하는 의금부 도사들인데
벼슬 없는 민초들이야
무엇을 알까하고 무시하는 것 같다.
<관악산 원경>
또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한다고
비밀정원을 만들어
국고를 탕진하고
친일 식민사관을 추종하고
엄연히 존재하는 우리 고대사를
송두리째 부인하는 사학계를 향해
단재 신채호선생은 무어라고 할까
<단재 신채호선생 동상>
고단한 삶의 무게에
짓눌려
등이 굽어 큰절하는
소나무의 허리는 언제쯤
쭉 펴질까
<인사하는 소나무>
<서울대공원단풍>
<서울대공원의 만추>
<청계산 계곡>
<서울대공원 산림욕장 길>
<서울대공원 조절저수지>
<서울대공원 외곽도로>
<서울대공원 단풍>
<서울대공원 단풍>
<서울대공원 단풍>
<서울대공원 연못>
<서울대공원 코끼리열차 도로>
(2016. 1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