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만추(晩秋)

와야 세상걷기 2016. 11. 8. 18:21

만추(晩秋)

瓦也 정유순

 

아침 일기예보는

오후 늦게부터

가을비가 내린다고 한다

이미 단풍은 물들대로 물들어

떨어지기 시작한지 오래되었지만,

그래도 애처롭게 매달려 있는

마지막 잎 새라도 보고 싶어

서울대공원으로 어슬렁거린다.

<서울대공원 입구>


지하철역에서 내려

대공원 방죽 길을 따라 나서는데

아직도 많은 낙엽들이 매달려 있다.

<서울대공원 방죽>

<서울대공원 입구 단풍>


군무(群舞)가 끝난 홍학은

단풍 그늘 아래 망중한이고

<서울대공원 홍학>


낙엽이 삼림욕장 길을 따라

골드카펫을 깔면

봄소식을 맨 처음 알리던 산수유도

계절의 끝자락을 부여잡느라

온몸 붉혀가며 용을 쓴다.

<서울대공원 산수유>


청계산 망경대를 마주보고

시인 이형기는 낙화라는 시에서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이하생략)”

라고 피를 토한다.

<청계산 망경대>


들어설 때와 나갈 때를 분간 못하고

더욱이 때가 되면 돌아설 줄 모르고

욕심의 끈을 놓지 못하는

우매한 군상을 향해 포효한다.

<이형기의 낙화 시목>


마주보는 관악산도

요즈음 안개정국처럼

희미하게 모습만 보일 뿐

정체가 아련하다.

하기야 가까이 있는 것도

분간 못하는 의금부 도사들인데

벼슬 없는 민초들이야

무엇을 알까하고 무시하는 것 같다.

<관악산 원경>


또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한다고

비밀정원을 만들어

국고를 탕진하고

친일 식민사관을 추종하고

엄연히 존재하는 우리 고대사를

송두리째 부인하는 사학계를 향해

단재 신채호선생은 무어라고 할까

<단재 신채호선생 동상>

고단한 삶의 무게에

짓눌려

등이 굽어 큰절하는

소나무의 허리는 언제쯤

쭉 펴질까

<인사하는 소나무>


<서울대공원단풍>

<서울대공원의 만추>

<청계산 계곡>

<서울대공원 산림욕장 길>

<서울대공원 조절저수지>

<서울대공원 외곽도로>

<서울대공원 단풍>

<서울대공원 단풍>

<서울대공원 단풍>

<서울대공원 연못>

<서울대공원 코끼리열차 도로>


(2016. 11. 7)